[fn사설]‘출총제’ 내년 이라도 폐지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6 14:42

수정 2014.11.06 07:34



정부가 대기업의 투자저해 요인 중 하나로 꼽혀온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출총제 관련 장관들이 최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안 마련을 전제로 하되 폐지 시기는 오는 2007년 또는 2008년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재계의 끊임없는 요구에 미동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폐지 시기를 논의하게 됐다니 반가운 소식에 틀림없다.

정부가 출총제를 도입한 것은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지배주주가 순환출자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 실제 지분율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빚어지는 소수 주주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취지는 좋았지만 개별 사안마다 일일이 정부가 조사할 수 없는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일괄적인 규제조항을 뒀지만 이에따른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노대통령이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기업들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할 정도다.

폐지의 전제 조건으로 대안을 마련키로 한 것은 그러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관계자들은 경제력 집중 문제의 경우 금융기관의 여신제도, 사외이사제 등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어 대안이 필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소수주주의 권익 침해 방지 문제가 남아있지만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출총제를 존속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보다 먼저 출총제와 비슷한 ‘대규모 회사의 주식 보유총액 제한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이미 지난 2002년 이 제도를 폐지하고 대안으로 사업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기업집단 설립이나 전환을 금지토록했다. 우리의 경우는 그러나 대안 없이도 충분히 경제력 집중을 완화할 수 있어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


출총제의 취지는 좋았지만 대기업의 투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다. 대통령은 물론 관련부처 장관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는 마당에 폐지 시기를 놓고 저울질할 필요는 없다.
‘걸림돌’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빼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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