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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용인 전세 약세…매매 강세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6 14:42

수정 2014.11.06 07:32



“판교 분양이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요. 지난해 하반기 판교 분양을 앞두고 전세물이 바닥나고 값이 급등했던 것과는 딴판입니다.”(분당 서현2동 매일공인)

경기 성남 분당·용인지역 전세시장에 끼었던 거품이 빠지고 있다. 판교 당첨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거 주소지를 분당, 용인으로 옮기는 등 수요가 몰렸으나 판교 분양 이후 신규수요가 뚝 끊기고 당첨확률이 없는 사람들은 전세매물을 내놓고 시장에서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지별로 전세물량이 수십개씩 쌓이면서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매매시장은 여전히 강세다. ‘판교후광 효과’를 노린 낙첨자와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몰리면서 매물이 달리고 매매값 역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집주인들은 판교 낙첨자들이 대거 분당과 용인 등 인근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당·용인, 전세가 낙폭 커져

판교 주변 지역의 전세물량은 연초보다 배로 늘어났지만 찾는 사람은 뜸해 가격은 2000만∼4000만원씩 빠졌다. 지난해 판교 당첨에 유리한 고지(무주택 유지)를 점하기 위해 전세만 찾아 물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분당·용인지역의 전세가는 지난달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분당은 지난 3월8일 -0.03%의 변동률을 기록하더니 지난 12일에는 -0.13%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용인지역도 지난달부터 -0.1% 내외의 변동률을 기록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분당 서현동 효성공인측은 “30평형대 전셋값이 지금은 2억3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4000만원 조정됐다”며 “판교 분양을 앞두고 크게 올랐었는데 지금은 이사철이 끝나고 용인 동백지구에서 대단지가 입주해 수요가 뜸하다”고 했다. 이매동 D공인 사장은 “건영 49평형을 지금은 2억5000만원이면 전세로 구할 수 있다”며 “물건은 쌓이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 매매시장과 정반대”라고 밝혔다.

용인 동천동에 있는 한 업소도 “아이파크 39평형도 이달들어 1000만원 이상 전세가가 낮아져 1억9000만원 정도 한다”고 설명했다.

■매매시장은 ‘포스트 판교’ 기대감

전세시장과 달리 매매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인근의 M공인 사장은 “삼성 32평형이 7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등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이매동 도원공인 관계자는 “한달전 7억원선 하던 38평형이 지금은 8억원선에 육박한다”며 “중대형을 가진 사람들은 8월 판교 중대형 분양이 끝나고 집값이 더 오르면 집을 내놓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용인지역 상황도 비슷하다. 판교와 가장 인접한 동천동 효성공인 김명순 사장은 “판교 당첨자가 발표되고 나서 시장 동향을 보고 팔겠다는 사람이 태반”이라며 “아이파크 43평형은 7억원 이상은 줘야 하지만 그나마 물건이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대심리는 분당과 인접한 경기 오포읍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 부동산 관계자는 “판교·분당과 인접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면서 “오포현대1차 35평형이 2억8000만원까지 호가한다”고 전했다.

■‘포스트 판교’효과 현실화될까

집주인들의 희망대로 판교 낙첨자들이 기존 주택시장으로 뛰어들어 집값이 크게 오를지는 미지수다. 연내 용인 신천·성복, 성남 도촌, 화성 향남 등 알짜 택지지구에서 신규물량이 쏟아져 수요를 대거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주인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을 경우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용인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은 신봉·성복지구에서 올해 1만여가구가 예정돼 있다”면서 “판교 낙첨자들은 기존주택보다는 수도권 분양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분당 이매동의 한 업소는 “판교 분양 이후를 매도시기로 잡고 있는 집주인들이 많다”면서 “이때 물건이 한꺼번에 나와 물량이 풍부해지면 가격엔 부정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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