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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어릴적 치아관리 평생 간대요”…유치 썩으면 뿌리까지 염증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7 14:42

수정 2014.11.06 07:32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치과에 가서 깜짝 놀랐다. 원래 사랑니를 뽑으러 갔지만 생각지도 않은 이가 10개나 상했다는 것이다. 또 병원비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씨처럼 평소 치과에 잘 가지 않는 사람들은 치과 진료에서 나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병원비 걱정이 앞선다. 만약 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맣게 썩어 병원에 가면 심지어 수백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계산돼 나오기 때문이다.

치과 의사들은 평소 6개월에 한번씩 스케일링을 해주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이는 언제부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유아 때부터 관리하라

유아기는 입안의 세균이 정상적으로 자리잡는 중요한 시기다. 6∼30개월 사이에 충치균의 분포를 조절해주는 것이 향후 건강한 치아를 갖는 데 매우 중요하다. 충치균의 분포를 낮추기 위해서는 충치균의 서식환경을 조절하고 충치균이 옮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필요하다. 충치균의 전달은 어머니, 또는 아이를 가까이에서 돌보는 사람으로부터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 어머니의 구강 내 충치균 치료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지오치과 명우천 원장은 “일부 어머니들은 아이를 치과에 데리고 가는 것을 아예 초등학교 입학 후로 미루거나 새 이가 날 때가 돼서야 방문한다”며 “외국에서는 치아가 처음 나올 때부터 구강관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 유치가 다 나오는 만 1세나 2세부터 치과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아가 자리잡기 시작하면 유치부터 썩지 않게 관리하기 위해 칫솔질을 꼼꼼히 해주고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치아 개수는 남거나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린이 치아는 약하기 때문에 충치에 걸리기 쉽고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어금니가 나면 치과를 찾아 불소도포나 실란트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치아 구조나 구강 환경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하게 검진을 받은 후 필요시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칫솔질을 배우자

이르면 3개월부터 첫 이가 나기 시작해 34개월까지 치아가 완성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면 하루에 두번 이상 닦아줘야 한다. 이가 더 날수록 잇몸과 치아 표면을 음식 찌꺼기 없이 유지시켜야 한다.

아기 때부터 입안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젖을 먹이고 나서는 약간의 물을 먹이고 특히 자기 전에 우유병을 물려 재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때는 어린이 불소치약을 이용해 손가락 사이에 젖은 거즈를 끼고 부드럽게 치아를 닦아준다.

아기가 2세 가까이 되었을 때는 스스로 칫솔을 사용하도록 해본다. 이것은 단지 아이들이 칫솔질과 칫솔을 잡는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어금니 등 세심한 양치질은 부모가 해줘야 한다. 하지만 치약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치약을 계속적으로 먹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은 좋지 않으며 불소 등의 성분이 체내에 과량 축적되면 치아에 반점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후 혼자 양치하는 습관을 갖게 되는 5∼6세쯤에는 치과에서 교육하는 칫솔질법을 배우도록 유도한다. 만약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칫솔질을 할 줄 모른다면 치과에 가서 배우는 것도 괜찮다.

■유치부터 충치 관리하자

어짜피 영구치가 나올텐데 유치에 왜 충치 치료와 보철물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유치에 생긴 충치를 방치하게 되면 뿌리 끝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유치는 영구치에 비해 석회화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충치에 잘 걸리고 충치가 생겼을 경우 급속하게 진행된다. 충치가 생긴 유치를 그대로 방치하면 신경까지 진행되고 결국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만약 신경까지 충치가 확대됐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면 고름이 생겨 잇몸이 붓게 되고 결국 그 치아를 뽑게 된다.

유치 관리를 잘못해 정상보다 조기에 뽑게 된 경우는 뽑힌 양옆 치아가 뽑힌 부위로 쓰러지면서 추후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덧니가 나오게 된다. 유치는 영구치가 나오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하는데 치아가 올바르게 나오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조기에 유치를 뽑게 된 경우는 덧니 예방을 위해 조기에 발치된 부위에 꼭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유지시켜주는 간격유지장치를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

치과 치료는 무엇보다 예방치료가 중요하다. 예방치료가 충치를 100% 막아주지는 않지만 불소는 30∼40%의 예방효과, 치아 홈 메우기(실런트)는 80∼90%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의 어금니 부분 충치는 양치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이 경우 치아 홈을 메워주고 불소도포를 통해 양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완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예방치료를 했더라도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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