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대책이후 투기지역 6억원 이상 고가아파트 매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금 편법대출 통로를 정부가 속속 틀어막고 있어 고가아파트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 강남, 목동 등 올들어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해 온 지역 아파트시장에서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선데 이어 호가를 뚝 떨어뜨린 급매물도 소화되지 않고 있어 시장 침체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살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행 “장기대출 억제”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대출 만기를 과도하게 장기로 운영하는 등 대출규제 회피를 목적으로 한 장기대출 취급을 지난 17일부터 제도적으로 억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시중은행이 3·30대책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개념(용어해설 참조) 도입에 맞춰 최근 각 지점에 보낸 ‘대출 취급 안내서’에 따르면 ▲대출만기의 과도한 장기(예:20년) 운용 억제 ▲장기 변동금리조건부 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 철저 ▲합리적인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 정립 등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담보대출 대상을 만 75세 이하로 한정, 대출시 75세를 기준으로 대출자의 나이를 제한하고 남은 연한 만큼만 가능토록 하는 한편 가능하면 20년 이상의 장기 대출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현재 최장 30년 대출이 가능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도 대출 만기시 연령을 만 75세 이내로 제한하고 있고 차입자의 연령이 만 55세 이하인 경우에 한해 20년 만기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보금자리론은 55세 이상 차입자가 DTI요건을 충족하더라도 20년 미만만 선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이번 DTI 개념을 도입하면서 차주의 미래 대출 원리금 상환능력을 대출시 반드시 고려해 시행토록 시중 은행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구입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대출기간을 장기화하는 현상이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등기 3개월후 대출’도 제재
이번 장기대출을 이용한 DTI회피 방법과 함께 또 하나의 대출규제 구멍으로 지적되던 ‘등기 3개월후 대출방법’ 역시 금감원이 제재에 나섰다.
‘등기 3개월후 대출방법’이란 3·30 부동산 대책 발표시 정부가 ‘대출취급일 현재 소유권이전등기일(접수일 기준) 이후 3개월이 경과한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은 DTI 적용을 배제’토록 해 3개월간 제2금융권 등에서 대출을 이용한 후 일반 은행대출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즉 대출경쟁이 붙어 있는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으로부터 3개월짜리 단기 대출을 받아 집을 사 등기를 마친 이후 3개월이 지난 후 저리의 제1금융권의 자금을 빌려 기존 대출을 갚으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묘책’이 있었던 것.
그러나 상호저축은행과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 확인 결과, 최근 일반 대부업 등 여신만 담당하는 캐피털 및 카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같은 대출을 하기 어렵게 봉쇄당했다.
솔로몬상호저축은행 대출담당 관계자는 “제2금융권 역시 금감원으로부터 최근 DTI 요건을 부과토록 제재사항이 전달돼 이같은 대출규제 회피용 단기 대출을 할수 없게 됐다”고 확인했다.
결국 이같은 등기 3개월후 대출방법을 이용키 위해서는 일반 대부업자로부터 18∼24% 연리에 해당하는 고율의 금리를 감당해야 하는데 이는 실제 이자부담이 너무커 이용 가능성 자체가 희박한 셈이다.
■“고가아파트 시장 위축될 것”
아파트 구입에 은행대출이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시장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 대치동의 한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주택구입 대출시 10∼15년의 장기대출을 선택하는 고객이 많았다”면서 “아무래도 대출이 규제를 받다보면 주택구입이 위축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담보대출 규제가 오히려 실수요자들에게만 피해를 준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은행 PB사업단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현재 서울의 경우 강남을 비롯해 마포, 양천 등의 아파트값이 평당 200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매수시 은행대출은 불가피하게 돼 있다”면서 “30평형대 아파트로 옮겨 타기 위한 실수요자들이 이번 대출 규제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20억원 등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자산가들 대부분은 대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 서린동의 한 시중은행 대출 상담자도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4년의 단기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반면 장기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거를 목적으로 한 실수요자들”이라며 “투자자보다 실수요자가 더 위축될 것은 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 bada@fnnews.com 김승호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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