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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대한민국 파워엘리트]한국사회 성공비결 ‘끈’에서 실력으로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9 14:42

수정 2014.11.06 07:21



미국은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살다보니 마약이나 폭력 등이 항상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심지어 재소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어떻게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전체 인구의 5%도 채 안 되는 핵심 엘리트 계층이 올바른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나라나 엘리트 계층이 존재하고 그 엘리트 계층의 사고와 리더십, 그리고 그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그 나라의 명암이 엇갈리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대한민국 파워엘리트’는 정·재계,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대한민국 엘리트 3만1800명을 학연, 지연, 성별, 직종별로 상세하게 해부하고 있다. 우선 학연별로 살펴보면 1950년대 출생 세대의 경우 ‘KS(경기고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 출신이 7.7%로 최고점에 도달했으나 1960년대 고교평준화 실시이후 명문고-명문대로 이어지는 학연 엘리트 조합이 붕괴되었다.
둘째, 지연으로 보면 전체 파워엘리트의 출생지별 순위는 서울-경북-경남-전남-충남-전북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 엘리트만 놓고 보면 박정희 정권에서 김영삼 정권까지 차관이상 정무직의 28∼43%가 영남출신이었던 반면 호남 출신은 10∼14%로 조사되어 ‘영남 대접, 호남 푸대접’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으나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또한 성별로 보면 전체 엘리트 중 여성의 비율은 1950년대 이전 출생 세대에서는 4.9%에 불과했지만 점차 여성 고학력자가 늘어나고 공직분야에서 여성할당제 등이 생겨나면서 포스트 386세대에서는 20%로 급증했다. 마지막으로 직종별로 보면 직업의 특성상 오랫동안 강도 높은 교육을 받고 학연 중심의 동문 관계로 다른 엘리트들과 끈이 닿았던 의료인과 법조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386세대를 지나면서 지식산업위주의 경제구조 개편과 함께 경제인이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한국의 파워엘리트의 학연, 지연, 성별, 직종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기존의 파워엘리트 그룹이 해체되고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엘리트층이 다원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점차 다양성을 인정하고 투명하고 열린사회를 지향함으로써 다양한 통로를 통해 엘리트들이 양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엘리트 사회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살피고 나아가 엘리트를 통한 우리 사회의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미래의 엘리트들을 키워내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jochoi@bookcosmos.com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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