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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기업분할 주가 ‘환영’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9 14:42

수정 2014.11.06 07:18



기업을 쪼개서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상장기업이 부쩍 늘었다.

몸집을 줄여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대마불사(大馬不死)가 옛말이 된 것도 한몫 했다. 이와 함께 중견기업에도 지주사 설립 붐이 일면서 기업분할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지주회사 설립 역시 투자와 사업 부문을 분리, 경영 효율성 제고를 꾀하기 위함이다.

■코스피 기업분할 지난해 2배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분할을 공시한 코스피 기업은 하이트맥주와 평화산업, 현대H&S, 대림통상, 태평양 등 모두 8곳이다.
지난 2004년 12곳, 2005년 15곳으로 과거 한달에 한곳 정도 기업분할을 공시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 후 사업부문 구조조정에 나선다”며 “기업분할은 이러한 사업부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트맥주는 생수부문을, 현대H&S는 여행부문, 대상은 건설부문 등을 각각 분사시켰거나 추진중이다. 핵심역량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사업부문이다.

이와 함께 지주사 설립을 위해 기업분할을 선언한 경우도 많다.

지난 2월 평화산업은 순수 지주회사인 평화홀딩스와 사업체인 평화산업으로의 분할을 선언했다. 평화홀딩스는 평화산업과 평화기공 등 자동차부품 지주회사로 변신할 계획이다.

화장품, 식품 사업부문을 분할해 아모레퍼시픽을 신설한 태평양과 노루페인트를 신설해 제조부문을 분할한 디피아이도 같은 경우다.

■투자자의 평가도 긍정적

시장의 평가도 일단 긍정적이다. 비핵심 사업부문 분할을 선언한 기업 대부분이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컨테이너와 의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진도는 기업분할을 통해 컨테이너 사업부문은 진도가, 의료 사업부문은 진도에프앤이 맡도록 했다. 지난달 28일 기준가 6310원에 재상장된 진도에프앤은 1만1400원까지 올랐다.
지주사 변신을 선언한 태평양과 디피아이, 대상 역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애널리스트는 “기업분할을 통해 핵심역량에 집중하면서 분할 회사의 재상장을 통한 지분법 평가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정근 애널리스트도 “덩치로 다른 기업과 경쟁하는 시대는 사실상 지났다”며 “때문에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분할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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