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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보조금 경쟁 원점으로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3 14:43

수정 2014.11.06 07:07



이동통신 선발사인 SK텔레콤이 KTF, LG텔레콤에 이어 휴대폰 보조금을 인상하자 ‘반짝 효과’를 냈던 신규·번호이동 시장이 다시 침체기로 돌아설 전망이다.

아울러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내달 25일부터 업계 최초로 월 평균요금 7만원 미만의 고객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을 1만원씩 인하하는 이유를 파악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신규·번호이동시장 침체 전망

SK텔레콤이 지난 21일 월 평균 요금 7만원 이상 고객에 대해 보조금을 최대 5만원까지 올려 ‘최고 수준’을 제시하면서 업체간 신규고객 유치 경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SK텔레콤이 후발사가 보조금을 높인지 1주일 만에 ‘수성’에 나선 것은 자사 고액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KTF만 하더라도 보조금을 올린 후 010 신규는 23%, 번호이동 신규는 52% 늘었다. 이 고객들은 대부분 SK텔레콤 대비 보조금을 많이 받는 우량고객 계층에서 가입이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가 보조금을 인상한 후 하루 평균 1500명 정도 기기변경이 줄었다”면서 “이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보조금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자사의 보조금 인상으로 인해 1주일간 반짝했던 신규·번호이동 열기가 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사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3만∼5만5000원의 가입비를 고려하면 오히려 기기변경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을 통한 신규고객 유치보다는 자사 고객의 가입유지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사 “SK텔레콤 의도 고민”

정작 후발사의 관심은 내달 25일 일부 구간에서 보조금 인하를 단행하는 SK텔레콤의 속내에 쏠려 있다.

가뜩이나 우량가입자 중심으로 보조금이 인상되면서 ‘고객 차별’에 대한 불만의 비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7만원 미만 고객에 대해 보조금을 내린다는 SK텔레콤의 계획에 물음표를 던지면서도 내심 불안해하고 있는 것.

KTF 관계자는 “보조금 인하에 대해 불만을 느끼면서도 1만원이라도 더 줄때 번호이동 또는 기기변경을 하자는 수요가 늘어 날 것”이라면서 “시장의 새로운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공식적으로는 보조금을 내리지만, 판매점 리베이트 수준을 올려 종전과 똑같거나 오히려 더 많게 보조금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보조금 인하가 시장 독점 논란에서 벗어나고 마케팅 비용 부담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제 가입자가 몰려 있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7만원대 미만대에서 후발사와 보조금 격차가 커 순증이 많았다”면서 “이 구간의 보조금을 낮추면 독점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달 보조금 인하는 이번 보조금 인상으로 인해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을 안배해주는 효과를 내게 된다”고 덧붙였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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