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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캐피털社 여신전문 2금융…주택담보 DTI 미적용



지난 3월 하순 서울 양천구 목동 35평 아파트를 11억원대에 매입 계약한 K씨(47)는 최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을 실감나게 경험했다. 같은 아파트 27평에 살면서 35평으로 늘려갈 기회를 노려 온 그는 지난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결행을 했지만 정부의 3·30 대책 발표로 갑자기 은행대출이 막혀 크게 당황했다. 은행뿐 아니라 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까지 "투기지역 6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적용으로 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에 입술이 바짝 탈 수밖에 없었다.

5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조달하느라 고민하던 그는 1주일 전 귀가 번쩍 띄는 소식을 들었다. 한 외국계 캐피털업체가 은행 담보대출이율과 비슷한 5%대 이율로 필요한 자금을 얼마든지 대출해 준다는 것. K씨는 "생각보다 조건이 좋아 이 자금을 쓰기로 했다"면서 "역시 찾아보면 길은 있게 마련인 모양"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장기담보대출을 이용한 편법대출 봉쇄에 나서자 캐피탈업체 등 여신전문 금융업체들이 '때'를 만났다. 이들 여신전문 캐피털사들은 장기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DTI 적용을 받지 않아 투기지역 고가아파트라도 제한없이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 여신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캐피털 업체는 금융감독원에 설립 신고를 할 필요가 없고 금융감독 대상기관도 아니어서 규제로 부터 자유롭다. 3·30대책의 핵심 내용인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조치의 '사각지대'인 셈.

반면 1금융권은 물론이고 상호저축은행과 보험사 등 제2금융권도 DTI를 동일하게 적용받으면서 투기지역 고가아파트 대출은 전면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캐피털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적극 파고들고 있다. 고가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수도권 주요지역 부동산중개업소는 물론이고 아파트에도 이 업체들이 돌린 광고 유인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실제 해외 금융업체인 G사가 운영하는 'G머니 모기지론' 상품의 경우, '무늬만 모기지론'일 뿐 사실상 주택담보대출과 다름없다. 이 회사는 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의 경우 최저 5.3∼6.1%의 금리(5년간 고정, 설정비 미부담시 0.2% 가산)로 최고 7억8000만원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3·30 조치 이후 서울 강남과 목동 일대 주요 아파트단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각 영업소마다 상담객들이 넘쳐나고 있을 정도다.

금융감독원 측도 이같은 문제를 최근 인지하고 여신 전문금융업체들의 일일 대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회사대표에게 권고 서한을 보내는 등 예의주시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영업소별 일일 담보대출 취급 액수가 13억∼2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제도의 담보대출 비중이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즉각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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