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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발표’ 묻지마 투자 금물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5 14:43

수정 2014.11.06 06:58



‘장밋빛’ 청사진으로 포장된 합병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락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합병이 발표되기 전 며칠 동안 미리 매수세력이 붙어 주가가 오르고 인수합병(M&A) 취소 등 악재가 발표되기 전에 미리 매물이 나와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전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합병자금 조달 능력, 경영효율성 제고 등에 대한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합병소식 주가 급등 후 ‘취소’ 잇따라

덱트론은 지난 21일 이노메디시스와의 합병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이노메디시스를 합병한다고 밝힌 지 채 두달이 되지 않는다. 회사측이 당초 밝힌 사업다각화를 통한 경영효율성 증대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이노메디시스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이 부결됐다는 게 그 이유다.

문제는 M&A 재료만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자는 “회사 협상 내막을 전혀 모르니 투자금을 빼야할지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 주가는 합병을 재료로 6일을 전후해 11일 영업일동안 주가가 상승했으며 이중 다섯 차례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합병발표 시기에 석연치 않은 행동들도 있다. 덱트론은 현 최대주주인 메가나인을 대상으로 35억원 규모의 무보증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행사가격은 2915원이다. 아울러 최대주주인 오충기 대표는 같은 날 경영권과 지분 16.8%를 메가나인에 매각했다. 7일에도 덱트론은 메가나인에 지난해 12월 발행한 권면총액 10억원짜리 신주인수권을 1억9220만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세원텔레콤의 인수 소식에 상승세를 탔던 한창도 지난 4일 합병무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그러나 한창은 투자회사인 세븐리더가 지분 16.8%를 확보했다는 소식에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묻지마 투자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유 없는 주가급등 조심해야

최근 3개월간 합병 계획을 발표한 썬코리아전자와 에스씨디가 각가 30.30%, 22.2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유진로봇, 이루온, 모빌링크텔레콤, 소프트랜드 등도 합병효과로 초반 잠시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다시 예전 주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세중나모, 코오롱정보통신, 신양피앤피 등은 합병으로 확실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돼 드물게 상승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중나모는 합병 당일보다 무려 200%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M&A가 ‘반짝테마’로 끝난 적이 많았고 한계기업끼리의 결합은 오히려 부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회사 사정을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이 주가를 높이기 위해 재무구조가 더 양호한 기업들을 합병하겠다고 발표하는 경우 오히려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합병자금 조달 능력, 경영효율성 제고 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별기업의 성장성, 영속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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