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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inside]두산 처음처럼,원료 80% 알칼리水 채택 ‘발상의 전환’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7 14:44

수정 2014.11.06 06:53



‘소주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 세계 최초 알칼리수 소주 ‘처음처럼’. 두산 주류BG가 지난 2월 출시한 저도주 ‘처음처럼’의 슬로건이다.

세계 최초 알칼리수 소주라는 강조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처럼’은 물을 차별화한 소주다. 소주 성분의 80%를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환원수로 사용,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겨냥한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존의 소주가 1% 미만의 첨가물과 여과공법으로 맛을 냈다면 ‘처음처럼’은 물의 성질을 변화시켜 새로운 소주의 맛을 이끌어냈다.

‘처음처럼’의 부드러운 목넘김의 비밀은 당연히 100% 알칼리수에 담겨 있다.
알칼리수는 보통 물에 비해 입자구조가 작고(25%) 치밀하기 때문에 목넘김이 부드럽다. 알칼리수 소주의 수소이온(Ph) 농도가 평균 8.3∼8.5로 산성 체질의 중화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안주도 삽겹살 등 산성 안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미네랄과 알라닌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알코올 분해활동을 촉진, 숙취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런 알칼리수 도입은 한때 대장암으로 투병생활을 했던 한기선 사장의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한사장은 “처음처럼을 개발하면서 항암치료에 도움이 됐던 알칼리수로 소주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알칼리수를 사용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주 성분의 80%를 차지하는 물을 바꿔야 근본적인 맛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칼리수와 함께 톡특한 브랜드 네이밍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그동안 세 글자 이하의 제품명을 추구해온 주류업계의 불문율을 깨고 네 글자를 도입, 새롭고 신선한 감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3개의 네이밍 업체와 사내 공모를 통해 제시된 2000여개의 브랜드 후보 중 마지막까지 ‘아하’, ‘단비’, ‘새날’과 경합을 벌이다 ‘처음처럼’으로 낙점됐다. ‘처음처럼 활기차다’는 의미로 신영복 교수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처음의 신비감과 설렘을 ‘처음처럼’ 브랜드로 이미지했다. 특히 신교수가 직접 제품명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원료와 제품명의 차별화와 함께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조기 정착의 주요한 원인.

캐릭터 ‘처음돌이’를 제작해 주요 상권에서 ‘플래시 몹’, ‘꼭지점 댄스’ 등 젊은이들의 관심사를 끌어내 구전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상권내 인구 유입이 뜸한 낮시간 동안에는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을 돌며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젊은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소주업계 최초로 소비자 증정용 미니어처를 제작,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처음처럼’은 이러한 브랜드, 원료, 마케팅의 차별화로 출시 전 5.2%의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을 출시 첫달인 2월 7.3%까지 끌어올렷으며 서울·수도권의 경우 약 15%까지 성장했다.


한사장은 “올 연말까지 서울·수도권에서 점유율 20% 돌파는 무난할 것 같다”며 “이르면 올 상반기 중에 미주, 일본 등 해외 시장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shower@fnnews.com 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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