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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회장 父子 사법처리 고심…노조원도 ‘선처’ 탄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신병처리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한을 갖고 있는 정상명 검찰총장이 다시 장고에빠졌다.

검찰이 고심중인 가운데 정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탄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정회장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정몽구 회장이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중 한 명의 사전구속영장을 27일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사법처리 수위 장고

26일 오전 대검 청사에 굳은 표정으로 출근한 정상명 검찰총장은 정회장 부자의 신병처리 방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루종일 고민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고 “같이 고민해 보십시다”고도말했다.

현대차 사건을 한 달 간 집중 수사해온 대검 중수1과 수사팀은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수사보고서를 정총장에게 제출했지만 정총장의 결정이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내려질지는 수사팀도 모르는 상태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회장 부자의 신병처리와 관련해 “결정은 검찰총장에게 달려있고 오늘 내에 결정하더라도 오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장은 수사팀 내부뿐 아니라 검찰 수뇌부의 견해와 경험 많은 원로급 검찰 간부들의 조언도 듣고 법조계 외에 산업계와 언론계 등 다양한 통로를 열어놓고 최종 판단 전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노조원들도 선처 탄원

검찰이 장고에 빠진 가운데 정회장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가 잇따라 접수돼 사법처리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날 손학규 경기도지사에 이어 이날은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선처요구에 가세했으며 노조원인 울산공장 반우회가 정회장과 정의선 사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의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양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도 이날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정회장 탄원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 TV프로그램에 출연, “최근현대차그룹에 대한 수사가 우리 실물경제에 어려움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의견을 피력, 우회적으로 정회장에 대한 선처를 구했다.

정장관은 이어 “법 집행은 사정당국이 엄정히 하겠지만 모처럼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와 환율문제로 외부적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가 실물경제에 어려움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원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현장관리자인 공장 작업반장 636명도 이날 정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대검찰청에 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으로 현장 직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최고경영층 수사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짐으로써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해외딜러들도 불안해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외국의 경쟁사들이 이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걱정을 넘어 침통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울산 시민들도 ‘정회장 구하기’에 나섰다. 여성 최고경영자(CEO)클럽, 소상공인연합회, 라이온스협회 등 울산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개최, “현대차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100만 울산 시민의 중지를 모아 정회장의 선처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FT, “정회장 빈자리 누가 채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한국의 ‘거대기업’이라 할 만한 현대차에 비자금 등과 관련한 검찰수사로 사상 최악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정회장이 매일 아침 6시30분에 직접 회의를 주관하고 사내에 비치할 크리스마스 트리를 직접 고를 정도로 세심한 경영을해왔다고 전하며 “정회장의 자리를 누가 대신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 현대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FT는 이어 최근 원화 강세 역시 수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현대측의 말을 인용한데 이어 검찰 수사로 경영공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설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사진설명=양궁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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