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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상선지분 인수 26% 사들여 최대주주…적대적 M&A 논란

이장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7 14:44

수정 2014.11.06 06:48



현대중공업그룹이 27일 전격적으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상영 KCC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현대그룹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한 데 이어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간에 ‘시동생과 형수’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골라LNG계열의 제버란 트레이딩(Gerveran Trading) 등이 갖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 26.68%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은 현대중공업 3420억원(1900만주·18.43%)과 현대삼호중공업 1530억원(850만주·8.25%) 등 모두 495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식 매입 배경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최대 고객인 현대상선이 최근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어 고객 확보와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외견상으로는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협해온 골라LNG의 공세에서 벗어나게 한 백기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언제든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적군이 된 셈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지분 매입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3.36%)과 현대엘리베이터(17.16%)를 제치고 지분율 26.68%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게다가 현대그룹과 앙금이 남아있는 KCC 지분 6.26%까지 더하게 되면 지분율이 32.94%에 달하게 돼 경영권 확보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지분매입과 관련,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측간에 사전의견 조율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지분매입 배경에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은 이날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이 본 그룹과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매입해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가 정상영 회장의 KCC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것처럼 현대상선이 친족인 현대중공업과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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