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씨 현대’부활하나…범현대家 “며느리보단 아들이”
‘현대그룹 재건 의지인가’.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인수로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점화된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인수합병(M&A) 화살’이 현대상선을 넘어 현대건설로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현대그룹 경영권 인수를 통해 현대건설까지 장악, ‘옛 현대그룹 재건’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관측은 창업주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며느리 회사’보다 ‘아들 회사’가 인수해야 한다는 현대가(家)의 정서가 강해지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의 ‘그룹 승계 정통성’을 걸고 현대중공업의 적대적 M&A 공세를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남편에게 그룹 승계를 한 만큼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룹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시동생’과 ‘형수’ 간 대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M&A 화살' 현대건설로 날아간다
현대중공업이 골라LNG 보유지분을 기습 매입하며 현대상선의 1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은 현대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조만간 매물로 나올 현대건설 인수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을 하고 있는 곳이 현대그룹. 하지만 현대건설은 '현대가(家)의 상징'이란 점에서 현대자동차 및 현대중공업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기업이다.
시장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얻는 동시에 직간접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으라'는 압력을 가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현대상선 지분확보를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은 범현대가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 인수로 모아지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현대상선 지분인수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대중공업그룹으로는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기초적인 작업을 마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도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의 주체는 현대상선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서 현대건설을 인수하지 않고도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 회장, “경영권 방어에 사활”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을 대량 매입한 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 회장은 전인백 기획총괄본부사장 등에게 다양한 후속 대책을 지시한 상태며, 예정된 방북 일정도 하루 연기했다.
현 회장은 윤이상 기념음악회에 참가하기 위해 28일 오전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29일 오전에 방북키로 하고 일정도 하루 줄였다.
현 회장은 28일 사장단 회의를 통해 “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현대중공업의 적대적 M&A를 막아낼 것”이라며 “지분 추가매입을 위한 자금 동원과 우호지분 확보차원의 백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그룹 기획총괄본부인 전인백 사장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현대중공업 반응을 살피는 한편 후속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홍보팀도 현 회장에게 언론보도 동향을 보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경영권에 ‘흑심’을 갖고 있더라도 당장 ‘액션’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번 지분인수를 백기사 차원의 인수로 보지 않기 때문에 향후 모든 수단을 동원, 경영권 방어에 나 설 것”이라고 말했다.
/ [email protected]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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