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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과 함께하는 유럽 엿보기-제네바]도시전체가 문화재 서유럽 ‘제2의 로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03 14:45

수정 2014.11.06 06:33



스위스 제네바는 ‘지리적으로’ 서유럽의 중심지다. 파리와 밀라노에선 1시간 남짓이면 도달할 수 있고, 런던, 로마, 마드리드에서도 2시간이 채 안 걸린다. 국제연합(UN) 제2센터인 팔레데나시옹을 비롯해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본부 등 각종 국제기관 190여개가 이곳에 모여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제네바는 이제 유럽의 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인위적으로 가공한 듯한 천연미, 인구 두명 당 한 그루가 심어져 있는 울창한 삼림, 마치 해안선을 보는 것 같은 레만호 등 수려한 ‘천연자원’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곳곳에 깔려 있는 박물관과 도서관 등 고건물들은 천연요소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인공자원’이다. 이제는 스위스의 상징물이 돼 버린 시계들과 스위스산 시가, 초콜릿 등도 제네바의 흡입력을 배가시킨다. 혁신적인 면에서는 파리를 능가한다는 이곳의 첨단패션들도 든든한 ‘측면 지원자’다.

■제네바에 들리면 이곳만은 꼭, 필수 관광 코스 5곳

제네바항, 구시가지, 성 피에르 대성당, 미술사박물관과 파텍필립박물관…. 제네바를 방문했다면 꼭 들려야 하는 코스의 목록들이다. 초보자를 위해 최첨단 버스가 이곳을 항상 순회한다. 손쉬운 접근성 덕분에 이틀만 투자하면 이곳의 아름다움을 ‘체화’할 수 있다.

제네바항의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대분수다. 공중으로 무려 140m나 솟구치는 물줄기를 뿜어낸다. 물줄기는 주변의 고저택들, 밝은 색채의 돛단배군(群)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대분수 근처에 있는 ‘영국공원’도 제네바의 상징 중 하나다. 영국식 정원이란 뜻에서 유래된 이름처럼 아름다운 산책로로 유명하다. 특히 직경 4m나 되는 꽃시계는 1955년 이래로 어김없이 정확한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방문객들은 수천송이의 꽃으로 이뤄진 이 시계를 금세 지나치지 못한다.

구시가지를 정처없이 떠돌아보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동빛의 기사상이 서 있는 누브광장에서 바스티옹 공원으로 걸어가다 보면 고풍스런 정원과 만나게 된다. 주변의 18세기 성벽과 어우러져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정원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시청에 도착한다. 근 500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제네바 역사의 산실이다.

성 피에르 대성당은 우선 ‘높다’. 너무 높아 전체 모습을 사진기에 담을 수도 없다. 성당의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계단은 무려 157개. 거의 등산에 가깝다. 하지만 끝까지 올라가 보는 것이 좋다. 성당 꼭대기에 서면 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당은 또 ‘깊다’. 12세기 건축된 성당은 제네바의 온갖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6세기 종교개혁가 칼뱅은 이곳에서 설교를 하기도 했다. 제네바에 ‘프로테스탄트의 로마’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또 성당은 오래된 나이 만큼이나 지금까지 수차례의 증·개축을 거듭했다. 로마네스크, 고딕, 그레코로만 양식이 혼재돼 있어 건축학적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바는 박물관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박물관이 많다. 그중에서도 미술사박물관과 파텍필립박물관이 손꼽힌다. 미술사박물관은 서유럽 역사의 백과사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사시대, 고대 이집트, 그리스·로마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아우르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로댕, 지아코메티 등 거장의 작품들도 수두룩하다.

파텍필립박물관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럽 시계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곳이다. 파텍필립 가문이 대대로 수집해온 500여점의 시계가 관광객을 반긴다. 시계업자, 조각공, 세공가들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곳도 뛰어난 볼거리다.

■관광과 쇼핑의 일석이조를 맛보다

시계, 담배, 초콜릿. 이 세가지 품목에만 한정한다면 제네바는 분명 세계적인 쇼핑명소다. 롤렉스로 대표되는 시계와 최상급 담배 브랜드 다비도프,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다는 트뤼프(초콜릿 과자) 등 제네바 요지에는 이 분야에서 최고급 명품을 파는 상점들이 진을 치고 있다. 특히 퐁텐가 3번지에 있는 롤렉스 매장, 리브거리 2번가의 다비도프 매장, 몽블랑 거리 5번가에 위치한 스테틀러 매장 등은 쇼핑족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제네바는 패션에 있어서도 2등임을 거부한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장악’한 제네바 패션계는 파리, 밀라노의 아성마저 넘어설 기세다. 스위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제네바의 다국적 디자이너 연합군은 최신스타일이면서도 고풍스러움을 풍기는 스커트, 구두, 모자, 액세서리 등을 창조해 내고 있다. 페론가 10번지, 론거리 등은 꼭 방문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의 부티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사진설명=알프스가 지각 활동으로 상승하면서 계곡이 내려앉아 산맥 안쪽 끝에 생긴 레만호수는 제네바 호수라고도 불린다.
제네바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곳으로 150m 높이로 솟아오르는 제네바의 상징인 제토분수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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