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또 터진 위작경매로 미술품 경매시장에 곱지 않은 눈길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경매시장이 무너지면 미술시장도 무너진다”며 걱정하는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 송향선 감정위원장.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경매의 순기능 역할이 크다”는 송위원장은 이번 위작파문에 대해서 “좀더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돈이 결부되는 한 유명미술품에 대한 위작시비는 계속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런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감정’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된다”고 말했다.
송위원장은 지난해 이중섭 위작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다. 진품위품 시시비비로 감정인까지 법정 문제로 비화됐던 일을 회상하던 송위원장은 “결국 검찰이 위작이라고 결론을 내려졌지만 당시 대다수의 미술계 인사가 침묵으로 일관했던 상황은 잊을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것은 우리나라 미술품 감정의 현 실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만약에 그 사건을 우리협회도 침묵했거나 이를 밝히는데 소극적이었다면 지금은 2800여점의 위작들이 전시·유통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 미술유통시장이 와해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송위원장은 “감정기구가 어느 단체에도 속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령 경매사 등 특정단체에만 속해 있으면 객관적이고 투명한 감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중섭 위작 덕분에 송위원장은 더욱 바빠졌다. 이미 정리된 이중섭 사건 백서를 검찰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고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수년간 감정대립으로 골이 깊었던 한국화랑협회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의 통합작업을 추진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
“올 상반기 내에 감정기구 통합을 목표로 서두르고 있어 아플 시간도 없다”는 송위원장은 “이제는 진짜 가짜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중섭 사건을 계기로 미술품감정의 과학화와 감정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며 “문화관광부와 함께 감정 아카데미도 운영할 계획이며 협회나 감정기관에서 엄두도 못내고 있는 과학감정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송위원장은 올 초 명지대학원 감정학과 첫 졸업생이 됐다. 서울 인사동에서 가람화랑을 운영하며 25년간 미술시장에서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체득한 ‘감정밥’ 노하우를 학문으로 체계화 할수 있어서 더욱 값진 일이라는 송위원장은 컬렉터들에게도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재테크만을 목적으로 무작정 작품을 사두지 말고 그림이 좋아서,그림을 사랑해서 샀으면 좋겠습니다.”
/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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