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아제르바이잔)=차상근기자】 한국이 카스피해의 에너지 자원부국 아제르바이잔의 유전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제르바이잔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 기업의 카스피해 원유·가스 공동개발사업 참여, 건설·정보기술(IT)분야 협력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한 다음 양국간 제반 분야 협력·발전방향을 제시한 '한·아제르바이잔 관계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회담 직후 한국석유공사와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SOCAR)는 이례적으로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카스피해 중남부에 있는 추정매장량 20억배럴의 '이남 유전광구'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비정부 기관간의 협정 체결식은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게 의전 관례여서 카스피해 자원외교에 우리 정부가 들이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국의 BP사가 운영권자인 이남광구는 소카르사가 지분의 50%를 갖고 있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석유공사는 타당성 검토를 거쳐 오는 9월부터 소카르 보유지분을 대상으로 본격 지분매각 협상에 들어가 전체 지분 중 최대 20%까지 매입하는 계약을 추진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MOU 체결로 석유공사는 소카르와 독점적 협상권을 갖게 됐다"면서 "20% 지분에 해당하는 약 4억배럴은 국내 연간 원유도입량 8억5000만배럴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향후 아제르바이잔은 물론 인접지역 유전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이남광구 공동개발 협력 MOU 외에도 항공협정, 문화협정과 포괄적 에너지·자원협력 MOU, 건설협력 MOU, IT협력 MOU 등 11개의 정부·비정부간 협정 및 MOU를 체결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아제르바이잔에 특명전권대사가 부임하는 상주 대사관을 당초 내년 중에서 연내로 앞당겨 개설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노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제2의 석유산업 전성기를 맞은 아제르바이잔과의 에너지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사회간접자본, 통신, 주택, 도시개발, 전력, IT 등의 개발에 우리 기업의 진출을 늘릴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양국 경제인 오찬 간담회에 참석, 양국간 경제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경제인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카스피해 해상유전에서 채굴된 원유를 저장해 유럽으로 수송하는 바쿠∼그루지야 트빌리시∼터키 세이한을 연결하는 BTC 송유관의 시발점인 상가찰 원유 터미널을 시찰했다.
/ csky@fnnews.com
■사진설명=노무현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국빈방문을 수행중인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11일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궁에서 노대통령과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리예프 산업·에너지 장관과 한·아제르바이잔 에너지·자원협정에 서명한 뒤 협정서를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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