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정몽구 그룹 회장의 구속 여파로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정회장의 구속 이후 현지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에 현대차 등을 겨냥한 수입자동차 반대 TV광고까지 등장, 현대·기아차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내 자동차업계 퇴직 임원들이 만든 이 TV광고는 기아차의 조지아주공장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고용창출을 비롯한 현대·기아차의 미국내 경제 기여도가 낮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 수입차 반대 TV광고로 여론조성
미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의회와 공동 보조를 맞춰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견제를 계속해 왔지만 미국내 여론 조성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 GM·포드 등 자동차업체의 정크본드 추락 이후 현대·기아차를 견제하기 위해 ‘코리아 환율 조작국’ 시나리오를 가동하기 시작, ‘S377’ 법안을 마련해 통상 압박을 가할 것을 미 행정부에 주문했다.
그러나 원화절상으로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낮은데다 한·미 정부간 관계를 고려, 구체화되지 않자 업체들이 직접 여론을 조성해 수입자동차 반대에 나서고 있다.
GM·포드·크라이슬러 퇴직자들이 만든 이 광고는 미국 자동차회사의 경우 고용창출이 수입차의 4배에 달하지만 현대차는 일자리 창출 면에서 기여도가 낮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수입차를 살 경우 미국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미국내 경제기여도 고민
현대차는 미국내 앨라배마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기아차는 조지아주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으나 정회장 구속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조지아주 공장을 조기 착공할 경우 고용창출 효과 등으로 미국내 경제 기여도는 배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 착공이 연기되면서 현재로서는 TV광고에 대응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회장 구속 이후 조지아주 공장 착공 연기와 신인도 하락을 우려한 미국인들의 걱정이 접수되고 있다”며 “하지만 정회장 구속 이후 경영이 올스톱돼 시원한 답변을 못해주고 있어 어렵게 쌓아놓은 미국내 브랜드가치가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요타는 미국 경제에 직접 공헌하고 있으며 미국 소비자의 취향에 더욱 부합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이미지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도요타는 텍사스공장에서 오는 10월부터 툰드라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에 엔진공장을 건립하고 미시간의 기술연구센터를 확장하는 등 현지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대·기아차 미국내 판매·생산 감소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체의 정크본드 추락 이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내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4월 미국 수출물량은 1만9242대로 전달에 비해 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앨라배마공장의 생산 및 현지 판매량도 1만7708대로 16.5% 줄었다.
기아차는 지난 4월 미국내 판매량이 2만7807대로 6% 늘긴 했지만 이는 그랜드카니발과 로체 등의 신차 투입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수사가 시작된 4월에는 성장폭이 전달(25%)에 비해 둔화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를 투입, 지속적인 브랜드 인지도 및 판매신장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대외적인 신인도가 떨어지고 조지아주 공장 착공도 연기되는 등 악재가 겹쳐 미국시장에서의 성장에 큰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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