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옥중 서신을 보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최고경영자의 진솔한 호소가 임직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새로운 기획 등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업무는 사실상 중단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말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들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조속히 석방해줄 것을 검찰과 법원에 촉구한 것도 자신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업체의 동반 몰락을 막아달라는 호소인 것이다.
검찰 수사 이후 현대·기아차의 판매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이미 부품 매출이 15% 정도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협력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보다는 매출 감소다. 수익성은 기술 향상 등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매출이 줄어들면 미리 투자한 시설을 놀릴 수밖에 없고 생존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정회장이 서신에서 ‘오늘의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협력업체 가족 여러분이 만든 것’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을 협력사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착잡하다’고 쓴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현대·기아차의 위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신차 프로젝트나 해외공장 설립 등 경영 현안에 대한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사법 처리는 엄정한 절차에 따라 냉정하게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협력업체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을 단기간에 키워내기는 힘들다. 검찰의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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