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정해진 비극적 운명 ‘환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17 14:53

수정 2014.11.06 05:48



【오사카(일본)=정순민기자】독일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개봉하는 ‘환생’은 ‘J호러(일본 공포영화)’의 기대주 시미즈 다카시(34)가 메가폰을 잡은 신작이다. 공포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주온’ 시리즈로 유명한 이 젊은 감독은 ‘주온’ 한 편으로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은 행운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 2004년 할리우드 여배우 사라 미셸 겔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제작한 ‘그루지’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환생’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에서도 일정한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신예 감독 시미즈 다카시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의 전작을 보며 등골이 오싹하고 머리카락이 쭈볏쭈볏 서는 경험을 했던 관객이라면 그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렸을 법하다.



시미즈 다카시는 지난 1970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영화의 소재로 선택했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속 영화 ‘기억’을 제작하는 영화감독 마츠무라 이쿠오(시이나 깃페이)와 이 영화에 캐스팅된 신인 여배우 스기우라 나기사(유카) 등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다.

35년 전 일어난 사건의 전모가 초반부에 모두 밝혀지는 이번 영화에서 관객에게 공포의 묘미를 제공하는 것은 다름아닌 환생(幻生)이다. 원한에 사무친 원혼이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환생하거나 윤회한다는 이야기는 공포영화나 멜로드라마에서 자주 다뤘던 소재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시미즈 다카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환생의 과정을 그려냈다.
영화 속 인물이 과거 사건 속의 어떤 인물로 다시 태어나는지 알아맞춰보는 것도 이번 영화가 선사하는 또다른 재미의 하나다. 또 이 과정 속에 관객의 허를 찌르는 대반전을 꼭꼭 숨겨두고 있어 흥미롭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나의 고향이기도 한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은 전작 ‘주온’에 비해 서스펜스나 미스터리의 요소가 강화됐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직접적인 무서움 보다는 관객이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6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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