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통계청 편하자고 ‘시장혼란’ 눈 감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23 15:11

수정 2014.11.06 05:29



통계청이 산업활동 동향과 서비스업활동 동향, 고용 동향, 소비자전망 조사, 소비자물가 동향 등 5개 주요지표 발표 시간을 금융시장(주식·외환 등) 개장 전인 오전 7시30분에서 장중인 오후 1시30분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은 그 사유를 아침 일찍 정부대전청사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올라와 브리핑하는데 불편이 있고 발표 시점을 늦추면 보도가 더 많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주요 지표를 장중에 발표하겠다는 이유가 이런 것이라면 가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이 시장참여자나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내놓았다고밖에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장중 주요지표 발표로 시장은 크게 술렁거릴 것이 분명하다.

장 시작 전 모든 지표를 알고 나면 시장참여자들은 투자 계획을 미리 마련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오후 1시30분에 발표된다면 오후 장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증대되게 마련이다. 보통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은 낮 12시를 기점으로 거래가 뜸해지고 변동성이 낮아지다가 오후 2시부터 장 마감을 준비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때 지표가 발표되면 시장은 우왕좌왕하게 마련이다. 또 온갖 억측과 루머가 난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투자보다 단타군이 극성을 부리는 게 우리 시장 현실이다. 이래서는 시장의 안정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장중 경제지표 발표는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동떨어진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장 시작 전에 발표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모든 참여자에게 공정하게 제공돼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국내총생산(GDP), 경상수지 등 주요 통계를 오전 8시에 공표하고 있고 재정경제부 역시 국채발행 계획 등 시장에 영향을 주는 내용은 장 종료 후에 발표한다.
통계청은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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