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증권사 ‘동시주총’ 구태 여전/김시영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26 15:12

수정 2014.11.06 05:16



“증권사들이 한날 동시다발적으로 주총을 개최하는 관행은 여전하군요. 구태가 반복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는 소액주주들의 주총참여 권리도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올해도 증권사 소액주주들은 어느 주총장에 가야할지 고민해야 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22개 상장 증권사 중 17개사가 이날 주주총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여러 증권사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증권사 ‘횡포’에 쓴소리를 내뱉은 한 60대 소액주주는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했다.

증권사들의 한날 주총 개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반 상장회사 역시 비슷하거나 같은 날짜에 주총을 열기가 다반사다. 지난 3월에는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391개사가 동시에 주총을 연 날도 있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주총을 한날 개최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주총 때마다 생기는 주총꾼 방지는 기본이고 좋든 싫든 증권사에 쏠리는 대내외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기대심리 때문 아닐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거나 최고경영자 교체가 유력시 되는 증권사의 경우 이런 심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최측, 대주주의 편익에 기반한 생각일 뿐이다. 소액주주도 주주로서 주총 참여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소액주주들의 참여도가 낮다는 이유로 어물쩡 넘기고 있다. 이들이 평소 일반 소액주주를 대하는 시각이 투영된 결과다.


주총 시즌마다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소액주주들. 이들 없는 주식시장을 상상할 수 있을까. 외국인과 기관이 등을 돌릴 때 이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수를 지탱했다. 이유야 어쨌든 특정일에 다수의 증권사들이 주총을 여는 것은 일반 주주들의 주총 참여권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주주와 경영진의 만남의 장인 주주총회에서조차 소액주주들을 경시하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

/ sy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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