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좋은 선생님이자 주치의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좋은 연인이나 아내가 되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든 일입니다. 아이가 마침내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엄마는 선생님이자 주치의이자 통역관 노릇을 해줘야 합니다.”
성원제강그룹 서원석 회장의 아내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서혜경씨(46·경희대 음대 교수)를 비롯해 혜림(45·미 하버드대 건축과 교수), 해성(43·성원제강그룹 부회장), 해봉(42·성원교역 대표), 혜주씨(40·바이올리니스트) 등 다섯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이소윤씨(67)는 누가 봐도 다복한 삶을 살았다. 장성한 다섯 자녀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바이올리니스트로, 대학교수로, 경영인으로 키웠을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에세이스트로, 아마추어 연주가로, 사회복지재단 이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스스로를 ‘극성 엄마’라고 자처한다.
■네 인생의 ‘코끼리’를 찾아라
이씨에게 엄마의 역할이란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코끼리’를 찾아주는 것에 다름없었다. 이씨가 말하는 코끼리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발굴하고 가꾸고 키워야 할 ‘자신만의 재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생에서 꼭 한번은 만나게 되는 ‘시련’ 또는 ‘고통’을 의미한다.
이씨가 자녀교육을 강조할 때마다 곧잘 사용하는 이 말은 첫째 딸 혜경이로부터 비롯됐다. 세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혜경이는 언젠가부터 피아노를 ‘코끼리’라고 불렀다. “어린 나이부터 무대에 섰던 혜경이는 큰 어려움 없이 자신의 재능을 찾은 경우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도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려웠던 시절이 있습니다. 피아노가 자꾸 코끼리처럼 보이고 무섭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코끼리와 함께 놀고 코끼리를 자기 식으로 길들여서 마침내 코끼리를 연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에요.”
이씨는 다섯 자녀가 코끼리를 찾고 코끼리를 연인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뒷바라지했다. 둘째딸 혜림이는 다재다능한 편이어서 오히려 코끼리를 늦게 찾은 경우다. 플루트와 성악에 재능을 보였던 혜림이는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자신의 코끼리를 비로소 만났다.
막내 딸 혜주도 전문가가 되기에는 늦었다고 할 수 있는 초등학교 3학년 때에야 피아노에서 바이올린으로 전공을 바꿨다. 악기를 바꾸고 나자 혜주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제 기량을 발휘했고 지금은 바이올린이 그의 연인이 됐다.
몸이 약했지만 어릴 때부터 공부를 썩 잘했던 큰 아들 해성이는 서울대와 뉴욕대를 나와 아버지의 뒤를 이었고 스스로 작곡을 할 정도로 음악에 소질을 보였던 둘째 아들 해봉이도 보스턴대와 콜로라도 대학원을 나와 경영인의 길을 걷고 있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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