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CEO 브랜드가치 높인다]정연주사장 삼성엔지니어링株 3년만에 10배 견인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업 혁신 전문가로 통하는 마크 허드 사장이 HP의 구세군으로 지휘봉을 잡은 지 1년여가 흘렀다.

1년 전 마크 허드 사장이 HP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날 HP와 그가 몸 담고 있던 NCR의 주가 흐름은 ‘CEO 주가’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날 HP 주가는 10% 이상 급등한 반면 유능한 CEO를 잃은 NCR 주가는 무려 17.2% 폭락했다.

CEO가 곧 회사의 미래를 실적을 전망하는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삼성그룹내 미운오리 3인방으로 불리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테크윈은 구조조정의 달인들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룹 내 ‘백조’로 크게 변신했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금병주 LG상사 사장 등도 취임 후 주가가 급등, 주목받고 있다.

■CEO 주가 위력 실감케 하는 스타 CEO

‘CEO 주가’는 이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스타 CEO로 통하는 박정인 현대모비스 고문과 서두칠 동원시스템즈 사장 등은 그의 거취에 따라 해당 회사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 박정인 회장의 퇴진 소식에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기도 했다. 실제 발표 다음날 현대모비스 주가는 며칠째 이어온 강세행진을 마감하기도 했다.

CEO의 경영철학과 능력은 기업의 실적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물론 부임한 기간의 업황이나 경영 여건 등도 기업 실적에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기는 하다. 그러나 비슷한 조건에 있는 경쟁사들의 실적을 보면 CEO의 경영 성과를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이나 LG 등은 주가를 CEO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삼고 있다. CEO 주가가 곧 CEO 성적표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휴렛팩커드의 여성 최고경영자인 피오리나의 CEO 주가는 한창 전성기 시절에는 상한가를 쳤다”며 “휴렛 팩커드의 기술력과 경영상태 못지않게 여성 기업인인 피오리나의 이미지와 근황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정도로 톱 경영자의 스타성이 주가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주목받는 CEO 주가

본지가 국내 주요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취임 후 주가를 10배 이상 끌어올렸다.

취임 당시인 2003년 3월 3250원하던 주가는 지난 9일 3만7100원에 마감됐다.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데다 ‘중동 특수’로 수주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과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등도 CEO주가의 대명사로 꼽을 만하다. 취임 초기와 비교할 때 이사장은 366.9%, 김사장은 282.4%나 주가를 올려놨다.

김사장의 경우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드 등 수주 증가에 힘입어 취임 초기와 비교할 때 무려 282.4%나 주가를 올려놨다.

특히 올해 1만TEU급 슈퍼 컨테이너선 8척(옵션 3척 포함)을 수주하는 등 6월 현재 모두 66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당초 올해 수주목표였던 77억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금액.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1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기까지 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은 일제히 매수추천을 하는 등 올해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더욱더 뛸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에서는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이 눈에 띈다. 2004년 3월 김부회장이 자리를 옮길 당시 이 회사 주가는 8750원에 머물렀으나 지난 9일 종가는 3만400원으로 247.4%나 급등했다. 기존 사업에서 안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는 데다 신사업인 생명과학 부문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과학 부문은 김부회장이 강한 열정과 추진력을 갖고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업이다.

이 밖에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과 LG상사 금병주 사장 등도 취임 당시보다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PI마케팅으로 불리는 총수이미지마케팅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총수 이미지가 기업가치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의 이미지가 주가를 요동치게 할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기업들마다 PI마케팅 등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email protected]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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