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대우건설 6조원이라니…/이지용기자
“6조원이라니요…. 대우건설이 6조원이나 주고 살 가치가 있는 기업입니까.”
대우건설 인수전 예비입찰 단계에서 탈락한 A사 관계자의 얘기다. 이 관계자는 “본입찰에 참여는 못했지만 우리 TF팀이 검토한 결과 대우건설의 적정 인수 평가 가격은 3조원 미만이었다. 그런데 6조원대라면 버블도 보통 버블이 아니다”며 일찌감치 발을 뺀 것에 대해 안도해 하는 눈치다.
대우건설 본입찰에 참여한 주요 컨소시엄의 입찰가가 외부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업계엔 금호 컨소시엄이 6조5000억∼6조6000억원, 뒤이어 두산 6조4000억원, 유진 6조1500억원, 프라임이 6조원을 써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모두 지분율 72.1%에 대한 가격이다. 아직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역대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고가격을 경신하는 금액이다.
물론 대우건설은 국내 M&A 사상 최대 매물로, 인수할 경우 업계 판도를 비롯해 재계 순위를 단숨에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매물임에는 틀임없다.
문제는 이처럼 인수대금이 과다할 경우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에다 원금회수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져 인수기업과 대우건설에 큰 주름살을 지운다는 점이다. 부동산경기 팽창으로 실적이 사상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4315억원이다.
단순히 대우건설 경영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한다고 치더라도 6조원을 쏟아넣을 경우 14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비용을 약 10%라고 본다면 연 4000억원 이상의 이자가 붙어 원금회수기간은 20년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
아무리 정부가 ‘2년간 자산재매각 금지’ 조항을 본계약시 끼워넣어 구색을 맞췄다 해도 인수기업이 잔금을 치르는 도중 자금난에 시달린다면 해결방법은 ‘인수기업 자산의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뿐이다. 인수기업 입장으로선 대우건설을 최대한 이용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수기업이 자금난에 말릴 경우 대우건설 자산을 ‘공증’을 통해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하는 형식으로 투자금을 미리 회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결국 그 짐은 고스란히 대우건설과 그 임직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문제는 이같은 인수가격의 ‘버블’을 만든 장본인이 ‘정부’라는 점이다. 부작용이 불보듯 뻔한데도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기업 도덕성 여부에 따른 감점제 도입, 총 매각주식 규모의 갑작스런 변경 등으로 ‘머니게임’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투기꾼들이 부동산 시장 가격을 왜곡시키고 ‘버블’을 부추긴다며 비난해 왔다. 그렇다면 정부와 캠코 등 관계기관은 사상 최대의 ‘투기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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