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쇼핑명당-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인사동]전통 공예품서 고가 한복까지 다양

동서양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고전·현대를 망라하는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 인사동 거리. 천천히 걷다보면 거리 곳곳이 ‘한국문화’ 냄새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심장으로 느껴지는 이곳에서는 자연스레 위스키나 와인보다는 동동주를 마시고 싶고 헤이즐넛보다는 둥글레차 냄새가 더욱 멋스럽다. 이곳은 옛 문화의 정취를 즐기면서 옛 물건을 사고 싶은 이들로 늘 북적인다.
인사동 거리는 일제시대 말기, 골동품 구매자들이 등장하면서 골동품상가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된 상점들이 1960∼70년대 성시를 이루어 70년대 후반부터 화방, 공예품점이 점차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통의 거리’ 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통문관을 비롯, 골동품 상점, 화랑, 필방, 한복집, 전통찻집 등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고작 600m에 불과한 인사동 거리지만 그 사이로 작은 골목들이 끊임없이 연결돼 있어 총길이가 20㎞는 족히 된다.
■인사동 최고 명물, 쌈짓길
인사동에 있는 쌈짓길은 ‘ㅁ’자 형태로 생긴 건물로 최근 인사동 거리 구경의 필수적인 명물로 떠올랐다. 다소 특이하게 생긴 이 건물은 1층에서 계단을 오르면 평평한 길이 계속 굽이굽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걷고 있으면 어느새 2층이 되고 3층이 되고 4층까지 오르게 된다. 쌈짓길 곳곳에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들이 숨어 있다.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고 있자면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는 기분.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도자기·옷·가구·장신구 등 공예품의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다. 유머가 있는 생활소품을 트럭에 실어 놓고 파는 ‘닭똥집’, 금속공예 장신구를 전문으로 다루는 ‘성냥갑’, 배재대학교 목칠공예과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배재대조옻칠’ 등 5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쌈짓길 곳곳에 숨어 있다.
■전통과 현대미, 한복에서 액세서리까지
쌈짓길에서 안국역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오른쪽에 탈 전문 판매점 ‘탈방’이 나온다. 하회탈, 봉산대탈을 10만∼20만원 정도에 살 수 있으며 1만원을 넘지 않는 탈 모양 열쇠고리 등도 판매한다. 수도약방 건너편에 위치, 해 모양 간판이 돋보이는 ‘제3공간’에는 아기자기한 시계, 촛대, 옷걸이,CD꽂이 등 금속을 이용해 만든 형형색색의 생활소품이 가득하다.
쌈짓길 맞은편에는 연예인, 외국 대사 부인 등이 자주 찾는다는 한복점 ‘꼬세르’가 있다. 이곳과 수도약국 맞은편 ‘파랑돌’에서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한복을 판다. 생활 한복집이나 혼수용 한복가게에서 보기 힘든 특이하고 세련된 작품 한복을 만날 수 있다.
통인가게 맞은편에는 생활한복 전문점인 ‘모둠삼방’이 있다. 이곳은 우리 전통옷을 모티브로 청바지나 면바지에도 어울리는 생활한복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목선에 셔링을 넣거나 티셔츠처럼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옷들이 많아 새롭고 참신한 멋을 낼 수 있다. 한복셔츠가 15만∼23만원 선.
■옛향기 가득한 고서적, 고미술품점
한때 우리나라 출판의 중심지였던 인사동은 출판시장의 쇠락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있던 서점들이 문을 닫거나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인사동 고서점의 자존심격인 ‘통문관’과 ‘승문각’은 2대에 걸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긴 지 60여년이 넘은 대표적인 고서점인 ‘통문관’은 안국역 쪽에서 인사동길에 접어들어 스무걸음만 걸으면 나타난다. 안으로 들어서면 사방이 종이 냄새로 가득하고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수백년 된 고서적부터 최근 출판됐지만 일반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본까지 소장하고 있다. 통문관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책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승문각’이 나온다. 이곳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책을 판매하고 있다.
고미술품 판매점은 수도약국에서 탑골공원쪽으로 나가는 길에서 곁가지로 뻗어 있는 골목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고미술품 판매점은 소장하고 있는 물건의 일부분만 전시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도약국에서 50m 정도 올라오면 ‘동예헌 갤러리’가 나온다. 지하에는 고가구 및 생활소품들, 1층에는 종합적으로 전시돼 있다. 또 2층에는 도자기, 3층에는 고서화가 진열돼 있다. 수도약국 건너편에서 좁은 샛길에 자리잡은 고미술품점 ‘고도사’는 2·3층은 전시 때만 개방하고 1층은 항시 열어 놓는다. 주로 고가구와 생활소품이 많으며 대부분의 전시품에 가격을 표시해 고미술품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 [email protected] 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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