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출판協 “독서진흥을 공공정책으로”제주서 경영자세미나

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정보강국’이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그 인프라가 되는 독서문화의 위축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국민의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8분으로 ‘IT강국’ 인도의 90분에 비한다면 100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독서문화가 이처럼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박맹호)는 22일 오후 제주 하얏트 리젠시호텔에서 ‘다매체 시대, 독서진흥이 문화강국을 만든다’는 주제로 제27회 출판경영자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대안을 모색했다.

먼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인 도정일 경희대 교수는 기조특강 ‘책읽는 인간 탐구-상상력과 이야기를 만드는 힘’을 통해 “자라는 세대가 책을 읽지 않고 책을 기피하고 책을 증오하는 문화 속에서 자란다는 것은 사회적 위기”라고 진단한 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독서문화를 키우는 일이 이제부터라도 공공정책의 과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화 한국’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초등학교를 거쳐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책을 잘 읽어내지 못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고, ‘문해능력’의 치명적 결손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대학에 가면 사정은 더욱 심각해지는데 대학 4년간 교제를 제외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말할 정도의 완독 경험을 가진 학생은 전체 대학생의 3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정일 교수는 “책읽기는 훨씬 더 다양하고 다층적인 의미를 가진 정신활동”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에 아무리 정보가 흘러 넘쳐도 정보의 질로 따질 때 가장 창조적이고 가장 가치있고 가장 값진 정보는 예나 지금이나 책의 형태로 전달되고 향수된다”고 말했다.

독서빈곤이 극심한 사회적 난국을 조성한다는 위기감이 공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독서 이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반응이 “책? 책이 그렇게 좋으면 당신들이나 읽어, 우린 관심 없어”라는 것이다.

민간영역의 노력에 비해 공공영역에서의 독서정책은 미미하거나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이날 세미나에서 강력하게 제기됐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관광부가 나름대로 정책적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실질적인 독서진흥으로는 거의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예컨대 교육부의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의 경우 교실에서의 과목 수업과 독서활동을 효과적으로 연계하지 못함으로써 ‘학교도서관 활성화’의 결정적 연결고리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독서가 공공정책의 과제가 되지 않으면 첫째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둘째 창의력과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음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며, 셋째 공적가치의 붕괴, 사람들 사이의 무관심, 치열한 개인주의 등 사회적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도 교수는 예측했다.

따라서 젊은 세대는 축구나 야구와 같은 육체적 근육을 단련시키는 동시에 정신적 근육을 단련시키는 책읽기에 나서야 한다는 게 이날 세미나의 결론이다. “고용인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종업원들의 읽기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미국 전국제조업협회의 보고서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공공정책적 차원에서 독서진흥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mail protected]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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