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리턴즈,근육질 슈퍼히어로 20년만에 돌아왔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영웅을 넘어선 구원자로, 존재에 대한 의문과 갈등을 품은 고뇌에 찬 수퍼히어로로 수퍼맨이 돌아왔다. 가장 유례깊고 전통적인 영웅 캐릭터 수퍼맨이 화려하고 파워풀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퍼맨을 상징하는 ‘S’자가 선명한 ‘쫄쫄이’ 의상과 붉은 망토, 여기에 가슴 설레게 하는 주제가까지 ‘수퍼맨 리턴즈’는 추억과 함께 화려한 스텍터클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

28일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는 오락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작품이지만 관람 후 철학적인 담론을 제기하기에도 충분한 수작이다. 원조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가 스크린을 누비던 80년대,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영웅을 필요로 했다. 냉전이 종식되고 근육질의 영웅들이 더 이상 환호받지 못하던 90년대를 지나 이제 미국은 다시 초인적인 영웅을 원하고 있는 듯하다.

브라이언 싱어가 만들어낸 ‘수퍼맨 리턴즈’는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의 불안증을 영상으로 그려낸다. 현실에 뿌리내린 영웅이 활약하는 것도 맨하튼의 빌딩 속이며 그가 인간을 구하고 사랑을 나누며 고뇌하는 곳도 지금 이 시대다.

빛과 그림자처럼 영웅의 뒤를 쫓는 반영웅이 있기에 도시는 더 큰 위협에 시달린다. 수퍼맨의 숙적 ‘렉스 루터’(케빈 스페이시 분)의 음모는 마치 9·11 테러를 연상시키는 비행기 추락 장면과 지진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현재 미국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여기에 걸맞는 영웅을 스크린으로 부활시킨 ‘수퍼맨 리턴즈’는 수퍼히어로 영화의 정석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수퍼히어로 캐릭터의 장점을 뛰어넘은 초월적 존재인 수퍼맨은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강력함으로 대리만족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크리스토퍼 리브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운 신예 브랜든 루스는 인간적이면서도 강력한 수퍼맨의 외양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선량한 외모와 강인한 근육질의 몸매가 돋보이는 브랜든 루스는 새로운 수퍼스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올랜도 블룸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케이크 보스워스는 수퍼맨의 영원한 파트너 ‘로이스’ 역을 맡아 지적이고 당찬 모습을 선보인다. ‘유주얼 서스펙스’와 ‘엑스맨’에서 브라이언 싱어와 호흡을 맞췄던 케빈 스페이시와 제임스 마스덴의 호연도 스토리를 튼실하게 만든다.

진보한 기술력은 수퍼맨을 진정한 초월적 존재로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수퍼맨의 아버지(말론 브란도의 목소리를 재생시켰다)는 “너는 인간들과 다르다. 인간을 인도할 빛으로 너를 지구에 보낸다”고 말한다. 이같은 장면은 기존의 영웅과는 또다른 메시아적 인물로 수퍼맨을 격상시킨다.

로이스가 낳은 수퍼맨의 아들과 그 아들을 바라보며 “너 또한 고독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른 존재다. 너의 눈을 통해 아버지의 삶을 보게 될 것이다”고 말하는 수퍼맨의 모습은 흡사 종교적 구원자를 연상케 할 정도다.

/[email protected] 정명화 조이뉴스24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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