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방사선엔 완전박멸,100억분의 1초내 살균…국내 26개식품만 허용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완전하게 제거하는 기술이 있다. 바로 방사선 기술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염된 물을 끓여 정수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방사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매우 높아 100억분의 1초 안에 온도를 높이지 않고도 식품을 살균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도 방사선 식품 조사를 통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157, 살모넬라, 콜레라 등 다른 식중독 균도 마찬가지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최근 거론되는 단체급식의 위생 문제는 ‘방사선 식품 조사’가 안전사고를 근절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방사선 식품 조사 기술은 1960년대 부터 러시아와 미국에서 개발돼왔다. 우주기술로 경쟁하던 두 나라에서 우주에 갖고갈 식품을 만들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원자력연구소가 한국 최초 우주인을 위해 ‘우주김치’를 개발했다. 우주에선 음식 속에 남은 미생물이 치명적인 세균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으로 100% 멸균하는 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선 식중독 사고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2004년부터 학교급식에 방사선조사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입 농산물이나 국가비상식량, 군용식량 등에도 이 기술을 활용한다. 동남아에서 쓰나미 재해가 일어났을 때 활약했던 식품도 방사선 조사식품이다.

반면 국내에서 방사선 조사가 허용되고 있는 식품은 감자 양파 된장 고추장 건조채소류 등 26가지로, 식육이나 가공품엔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방사선을 쪼이면 음식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에선 ‘방사선 조사를 기존 허용기준보다 10배 이상 높여도 건강에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변명우 한국원자력연구소 방사선 이용 연구부장은 “방사선 식품 조사 기술은 식중독의 원인균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한 보존제와 훈증처리시 사용되는 각종 화학약품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방사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사회적 합의만 이뤄낸다면 대형 식중독 사고 등 식품으로 인한 질병으로부터 우리 먹을거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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