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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기고]과학영재 ‘옥죄는 경쟁’ 곤란/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각 나라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과학 영재들이지만 모두가 별난 아이들은 아니다. 과학에만 관심을 보이는 전형적인 집착형 영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순진하고 어린 학생들이다. 낯선 음식에 도전하기보다는 아예 굶기를 선택해버리고, 시험장에서는 손발이 저릴 정도로 긴장하는 연약하고 소심한 아이들이다. 그런 학생들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애처러울 정도다.

오늘날 경쟁은 선택이 아니다. 과학자의 경우도 예외일 수가 없다. 개인적인 천재성만으로는 어느 누구도 난해한 현대 과학을 이해하기 어렵다. 몇 사람의 권위자의 도움을 받는다고 과학자로 인정받을 수도 없다. 오랜 기간에 걸친 경쟁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아야만 유능한 과학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개인의 평등과 자유가 극도로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치열한 경쟁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는 그런 경쟁의 일부로 당당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세계 과학 영재들의 경쟁을 통한 한 마당 축제가 청소년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경쟁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우선 문제가 지나치게 어려워지고 있다. 심지어 대학원 학생들도 쉽게 풀지 못하는 문제가 등장한다. 참가 학생들의 창의력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출제하는 주최국의 과학 실력을 겨루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참가 학생들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대학 수준의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이 되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과 세계화의 바람으로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미래의 과학을 책임질 과학 영재들의 국경을 넘어서는 우정과 교류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갑자기 경험하는 낯선 문화와 전통은 엄청난 충격일 수밖에 없다. 금메달의 영광에 숨겨진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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