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에 전통문양 바람이 불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의 고급스러움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할 수 있어 다양한 전통문양이 백색가전을 장식하는 추세다. 특히 문양이 도입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 전 프리미엄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리엔탈 문양을 적용한데 이어 대우일렉은 이달에 출시한 양문형 냉장고부터 아라베스크 문양을 넣어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LG전자가 에어컨에 적용한 ‘오리엔탈 골드’ 문양은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세 발 달린 까마귀)가 동그란 문양에 들어가 있는데 이는 고구려 벽화나 고려시대 왕관에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에어컨을 시작으로 다마스크 문양을 프리미엄 전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마스크 문양은 오리엔탈리즘과 동서 문명의 조화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실크로드의 중간지점인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대우일렉이 적용한 ‘아라베스크’ 문양은 당초(인동초) 문양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애용되는 전통문양으로 고전적인 감각미를 표현한다. 대우일렉은 원색 바탕에 아라베스크 문양을 적용해 색상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재질감의 차별화 시도로 ‘클라쎄’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양문형 냉장고뿐만 아니라 김치 냉장고 등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문양은 초기 패브릭 소재의 밋밋한 모양에서 이미지가 뚜렷한 클래식한 문양이 주류를 이루면서 고급스러움이 한층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가전제품에 문양 열기가 더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LG전자가 국내 처음으로 에어컨에 문양을 넣어 톡톡히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문양을 넣은 에어컨은 전년 대비 판매율이 125% 증가해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올 1월 에어컨을 출시할 때 민무늬였다가 지난 3월부터 다마스크 문양을 적용한 것도 LG전자의 빅히트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가전제품이 고급 기능을 토대로 인테리어 제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데다 최근 가전사들의 디자인 강조와 맞물려 다양한 문양 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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