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사분규 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노동연구원과 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동연구원이 국제노동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2년 현재 우리나라의 노사분규는 322건이 발생했고 8만8548명이 참가해 158만404일의 근로손실일이 발생했다. 근로손실일은 파업 참가자 수에 파업 시간을 곱한 뒤 하루 근무시간인 8로 나눠서 구한다.
파업의 강도를 뜻하는 ‘분규당 근로손실일수’(근로손실일수÷노동쟁의행위 발생건수)는 4907일로 나타나 지난 88년 이후 줄곧 네자리 숫자를 유지했다. 분규당 근로손실일수가 네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영국밖에 없어 우리나라의 파업 강도가 세다는 것을 뜻한다고 연구원측은 설명했다.
근로손실일수는 2003년 129만8663시간에 이어 2004년 119만7201일, 지난해 84만7695일 등으로 감소 추세지만 올 들어서는 경북 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포스코 점거와 현대차 파업 등으로 21일 현재 31만6761일이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20만8028일)보다 무려 52.3%나 늘었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이같은 과격한 노사분규로 수출 차질이 급증하고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펴낸 ‘통계로 본 노사관계 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사분규 증가에 따른 수출 차질액은 지난 2003년 10억5300만달러로 10년 전인 지난 93년(5억6400만달러)보다 2배 정도 늘었다.
또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해 기업의 국내 설비투자는 지난 86년에 비해 5.5배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해외 직접투자는 35.5배나 늘었다.
과격한 파업과 습관적인 분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노사분규의 직접적인 원인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최근의 노사분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임금이나 실직보다는 원청과 하청 등의 관계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하며 “비정규직 문제, 하도급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노조가 이번처럼 수출을 많이 하면서 주로 대기업인 원청업체를 상대로 무리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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