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3일 주택거래 때 부과하는 취득 및 등록세를 대폭 낮추기로 한 것은 각종 규제와 보유세(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증가로 ‘동맥경화’에 빠져 있는 주택시장에서 거래에 숨통을 터 시장 침체를 어느 정도 회복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보유세를 대폭 강화한 만큼 거래세를 낮춤으로써 시장 기능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세금폭탄’으로 정부 및 여당에 등돌린 민심을 돌려 세우자는 의도가 있는 깔려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법인-개인 거래세를 종전의 절반 수준인 2%로 낮추기로 한 것은 신규 분양아파트 입주자와 개인간 거래 때의 거래세 부담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조세 형평성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그동안 취득·등록세는 개인간 주택거래 때는 거래가액의 2.5%를 부과했지만 신규분양아파트 입주자들은 법인간 거래로 간주해 4%를 납부토록해 왔다.
더구나 개인간 거래주택은 일반적으로 거래가액의 80% 수준인 공시가격을 기준(주택투기지역 등은 실거래가과세)으로 세금을 매겼지만 분양주택 입주자들은 분양가 전액에 대해 고스란히 거래세를 부담해 상대적으로 이중의 세금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취득·등록세 인하 방침에 따라 그동안 개인간 주택거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신규분양 아파트 입주자들의 거래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판교신도시 입주자 아파트 1평 값 거래세 ‘혜택’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은 신규아파트 입주자들이다. 신규 주택을 분양받는 경우 현행 4%(취득·등록세 각 2%)인 거래세가 절반인 2%(취득·등록세 각 1%)로 대폭 내려간다.
당장 오는 30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판교신도시 입주자들 역시 800만∼1500만원 안팎의 거래세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 1평의 면적에 해당하는 금액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례로 전용 25.7평 이하인 판교 32평형을 분양가와 채권손실액, 발코니 확장 등을 모두 합쳐 4억원에 분양받은 경우, 현재(4.4%, 1760만원)의 절반인 880만원(2.2%)만 거래세로 내면 된다. 중소형아파트의 거래세율은 취득세, 등록세 각각 1%에 교육세 0.2%가 포함된다. 농특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또 25.7평 초과인 44평형을 같은 조건으로 8억1000만원에 분양받았다면 거래세(2.7%)로 2187만원을 내면 된다. 지금(4.6%, 3726만원)보다 41.3%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지난 3월 분양을 마친 중소형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정부에서 채권손실액과 발코니 확장 등을 모두 분양가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에 그만큼 신규 분양에서 거래세 인하효과 역시 이와 비례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택건설 경기 회복에도 기여할 듯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한 거래세 부담이 줄면 아파트 분양시장도 어느정도 활성화돼 건설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택시장은 주택담보대출규제(DTI) 강화 등 부동산 시장에 겹겹의 족쇄가 채워지면서 수요기반이 사실상 붕괴 일보직전이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주택건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나 줄어든 데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률 저조에 따른 미분양 급증, 신규 입주아파트의 미입주물량 증가 등 각종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겹쳐 있다.
그러나 이번 법인-개인 주택거래에 따른 취득·등록세 인하로 주택분양시장이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거래세 인하 따른 지방세 감소분 보유세로 보전
하지만 지방세인 취득·등록세가 인하되면 지방자치단체는 타격을 받게 된다. 거래세인 취득세와 등록세가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세 수입 중 52%나 차지해 올해는 5000억원, 2007년부터는 1조4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자체의 세수 감소 부분을 보유세 증가분으로 전액 보전해 줄 방침이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는 과세 대상 확대(9억원 이상 주택→6억원 이상 주택)와 과표 적용률 인상(50%→70%) 등으로 1조5000억원가량이 걷히고 재산세도 지난해보다 2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시장 활성화 기대감 커져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투기 억제와 높은 세금 부담 등으로 침체됐던 시장이 이번 조치로 다소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개인과 법인간의 거래세가 4%에서 2%로 절반이나 줄어들면서 최근 고사상태에 빠진 신규 아파트의 분양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거래세가 인하되면 초기 매입비용이 줄기 때문에 아무래도 분양받는 수요자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고 특히 수도권 등 최근 심각한 미분양 해소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양중인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취득·등록세 인하 여부를 묻는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이 분양하는 서울 광진구 ‘광장 자이’ 아파트의 경우 47∼92평형의 큰 평수로 이뤄져 있어 평형에 따라 2700만∼3600만원의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취득·등록세만 내려준 것이어서 꽉 막혀 있는 기존 주택 거래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사장은 “기존 주택의 경우 취득·등록세 때문에 거래가 침체됐던 것은 아니고 결국 정부의 규제와 경기 위축 때문”이라며 “거래세가 낮아졌다고 해서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다른 세금의 부담 때문에 무작정 집을 사려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박일한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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