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생보사 상장시대]1부⑤선진국 상장 성공사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8.08 04:27

수정 2014.11.06 01:31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세계적인 생명보험회사인 메트로폴리탄(메트라이프) 생명은 2000년 4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당시 상호회사였던 메트라이프는 자금조달을 위해서 ‘상호회사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주식회사로 전환을 하면서 상장했다. 밀레니엄 시대가 개막된 2000년은 한창 보험회사들과 은행 등이 겸업을 선언하면서 금융 시장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던 시점이다.

메트라이프는 금융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업합병이나 인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조달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증시 상장이었다.

더불어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은 기업으로서도 상당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만한 공신력을 얻는 것이므로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메트라이프가 상장을 주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계약자에 대한 주식 배분 문제때문이었다.

우선 메트라이프는 상장을 위해 1200만명의 계약자를 대상으로 상장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상호회사의 주인은 계약자이니만큼 주식회사로 전환할때 주주로서의 권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상호회사가 주식회사로 전환되려면 100만명 이상의 보험 계약자가 찬반투표에 참가하고 그 결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했기 때문이다.

메트라이프는 계약자중 276만명이 투표에 참여해서 93%인 257만명이 상장에 찬성, 주식회사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메트라이프는 상장사 지분의 65.3%를 계약자들에게 나눠주었다. 당시 메트라이프측은 “상장을 통해서 확보한 자금은 금융겸업 시대에 걸맞는 기업 규모 확대 및 신규 기회 창출, 기업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메트라이프가 지분의 65%나 되는 많은 부분을 계약자들에게 돌려주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했던 것은 금융 시장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자금 조달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메트라이프는 증시 상장으로 수월하게 자금을 확보했고 이후 세계적인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게 됐다. 2000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메트라이프의 시가총액은 불과 5년만에 상장 당시보다 4배나 커졌다.

미국 생명보험업계는 90년대 이후 상장이 붐처럼 확대됐다. 메트라이프와 같이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서 대처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한 이유뿐만 아니라 투자 실패에 따른 파산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생보사들은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포춘지의 글로벌 500대 기업중 생보사는 28곳으로 이중 우리나라의 삼성생명을 제외한 모든 생보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2001년 12월 뉴욕증시(NYSE)에 상장한 푸르덴셜 생명보험도 메트라이프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상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을 한 푸르덴셜 생명보험은 상장 전해인 2000년 12월 15일 기준으로 주식을 받게 될 대상자를 선별했다. 기준일 이전에 미국 푸르덴셜의 건강보험 연금보험 등에 가입된 계약자로 보험 가입 기간, 보험금에 따라 전체 가입자 약 3000만명 중 1100만여명이 주식을 받았다. 푸르덴셜 생명의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받았다.

하트포드와 네이션와이드 등 주식회사 성격의 생명보험사도 상장대열에 합류했다. 97년 당시 자산 911억달러로 미국 2위의 생보사였던 하트포드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확보를 목표로 97년 주식의 18.6%를 공개했다. 하드포드는 사무실과 복도 곳곳에 TV모니터로 현재 하드포드사의 주가등락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등 사원들에게 회사 주가변동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하드포드는 주당 28.25달러로 공모하면서 계약자에 대해서는 현금이나 주식에 대한 혜택을 주지는 않았다. 1929년 주식회사로 설립된 네이션와이드사도 97년 주당 23달러에 상장하면서 상장이익 전부를 주주에 돌리고 계약자에 대해서는 일체의 혜택이 없었다. 네이션와이드측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상장이익을 회사로 귀속하는데 아무런 이의가 없다고 밝혔는데 주식회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드포드나 네이션와이드의 상장 역시 상장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 금융 겸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모든 상장이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험사로 알려진 에퀴터블은 80년대 후반 파산위기를 증시 상장으로 모면했다.
정크본드 투자실패로 회사 존립마저 위협받았던 이 회사는 92년 기업공개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에퀴터블은 기업 공개시에 총 주식의 18.9%(3400만주)를 계약자에게 지급했다.
에퀴터블은 증시 상장으로 한때의 위기는 피해갔으나 결국 고배당 원칙을 고수하다가 사실상 파산에 이르는 단계를 밟았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