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방송인 SBS가 오는 2010년 이후에 열리는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싹쓸이 단독 계약한 것을 두고 방송업계가 시끄럽다. SBS는 “2010∼2016년 동·하계 올림픽과 2010∼2014년 월드컵 중계권을 미국 로스엔절레스에 있는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을 통해서 최근 획득, 마지막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면서 “이번 계약은 남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중계권 첫 매입 사례가 된다”고 8일 밝혔다.
그렇지만 경쟁방송사인 KBS, MBC는 각사의 주요뉴스인 ‘KBS 뉴스9’와 ‘뉴스데스크’를 통해서 연일 SBS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어, 사태가 심상치 않다.
MBC는 지난 7일 “SBS가 무려 2000억원이라는 돈을 쏟아부어 올림픽과 월드컵을 손에 넣었지만 상도의는 물론 국익까지 져버렸다는 비난은 면키 힘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KBS는 지난 3일 “SBS가 중계료보다 2배 이상을 주고 뒷거래를 하면서까지 국익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방송3사는 그동안 값비싼 국제 스포츠중계권의 경우 순번을 정해서 매입해와서 나눠주는 ‘키(key)사’를 정하도록 하는 신사협정을 유지해왔는데, SBS가 이같은 상도를 깨서 국부 유출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KBS와 MBC의 주장이다.
하지만 비난을 하는 KBS와 MBC도 그동안 중계권 확보를 위해서 신사협정을 깨고 ‘이전투구(泥田鬪狗)’식 경쟁을 벌인 적이 있어서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식’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KBS는 지난 2월 방송 3사와 합의를 깨고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IB스포츠’로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패키지와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지상파 중계권을 단독 계약해 비난을 받았고, 지난 2000년에는 MBC가 MLB 독점 중계권을 3200만달러에 사들여 논란이 됐다. 특히 시청료까지 받는 공영방송인 KBS의 경우 상업방송에나 어울리는 MLB 경기를 먼저 사기 위해서 진흙탕 싸움에 끼어 들어간 것에 대한 비난이 만만치 않았다.
SBS의 한 책임자는 “최근까지 KBS와 MBC는 이미 여러 차례 ‘키(Key)사’ 순번을 가로챘다”면서 “이들 방송사들이 SBS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요 스포츠경기 중계권이 외국 스포츠마케팅 회사에 넘어가서 중계권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을 그동안 공영 방송사들이 제대로 막지 못했다”며 비난의 화살을 경쟁사로 돌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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