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적절한 제도 개혁을 수반하지 못하면 오히려 경제에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참여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대기업 규제 정책이 경제발전의 논리에 배치되며 금리인상은 물가도 못잡고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미 FTA, 제도개혁 없으면 오히려 부작용 초래
김중수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는 9일부터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에서 열리는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앞서 8일 내놓은 발표논문을 통해 “현재의 한·미 FTA 논의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한·미 FTA 이후에 어떤 상태가 전개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오히려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경제 구조의 고도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FTA와 같은 자유화정책이 (경제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적절한 제도개혁을 수반하지 못하면 (한·미 FTA가) 경제에 부작용만 초래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도개혁을 수반하는 문제는 단기보다는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한·미 FTA는 이런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한·미 FTA 자체의 득실보다 이를 둘러싼 이해갈등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부작용의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운찬 서울대 교수도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정부 정책은 장기적 이익을 지향하면서도 단기적인 부작용 역시 가볍게 여기지 않는 중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현실의 정부정책이 획일적인 사고와 성급한 이론적용의 희생물이 되곤 하는데 지금의 한·미 FTA 문제가 그 좋은 예”라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자유무역의 이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부작용을 가볍게 여긴 채 협정 타결만을 재촉하고 반대로 현실의 어려움에만 친숙한 사람들은 자유무역이 가진 원론적인 장점을 충분히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규제와 지역 균형발전, 실패한 정책
좌승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참여정부의 지역간 균형발전과 대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은 발전의 논리에 배치된다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좌교수는 “지역균형발전이 지난 87년 이후 경제개혁의 화두가 돼 왔으나 서울 이외의 모든 지역을 균형있게 키우다 보니 지역의 거점화가 이뤄지지 못해 대한민국에 살만한 곳은 서울 강남밖에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대기업 규제와 중소기업 육성정책도 반 차별화 논리에 빠져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좌교수는 “대기업의 성장을 억제하기보다는 잘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대기업이라도 서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제발전에 득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영철 서울대 국제통상 금융센터 소장은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이 상당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물가도 못잡고 부동산시장에 주는 효과도 얼마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방 경제하에서 통화 신용정책은 물가를 잡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이 없다면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으로 콜금리 인상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