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온라인게임 10년]中-게임중독에 병드는 사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8.08 04:27

수정 2014.11.06 01:30


“저녁 11시쯤 부모님이 안심하시도록 불을 끄고 자는 척을 하다 새벽에 부모님이 주무시는 것을 확인한 후 몰래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까지 게임을 합니다.”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게임하는 생각밖에 안 해요. 빨리 퇴근하고 집에 가서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에 일처리가 서툴러 상사로부터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게임중독 온라인센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온라인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용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방학 때는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의 유혹에 더욱 쉽게 빠져들 수 있다.

게임업체들은 여름 방학 대목을 맞아 서비스 중인 게임을 새롭게 개편하고 이벤트를 벌이는 등 활발한 홍보전을 펴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초·중·고·대학 등 청소년층이 전체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8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게임에 중독됐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있다.

■신종마약 ‘게임중독증’

게임의 작품성과 재미 때문에 10대들은 물론, 40세 이상의 어른들까지도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단순히 ‘게임’으로만 즐기지 않고 그 게임에 중독이 된다. 하루라도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증상에 걸려 있다.

‘게임 중독증’이란 하루 중 거의 반 이상을 게임을 하며 보내고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초조·불면증·우울증 등 심한 금단증상에 시달린다. 현실과 게임을 분간하지 못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더욱이 게임 속의 폭력을 실제로 행동에 옮겨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으로 범죄에 빠져든 청소년이 한해 500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도 한 30대 남자가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형이 몬스터와 사람을 죽이는 게임을 하다 동생을 죽였다. 초등학생 남자 형제 두 명이 같은 반 친구를 흉기로 수십 번 찌른 후 가둬둔 사건 등 이 같은 사건들이 ‘게임중독증’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게임중독치료센터 등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지게 되면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돈하게 돼 참된 자아 형성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다고 한다.

게임 중독증이 무서운 이유는 한번 중독되면 마약처럼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임아이템 불법거래도 게임중독증

지난 2001년 9100여건이던 게임 관련 범죄는 지난 5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었다. 게임관련 범죄는 대부분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아이템을 사기 위한 것이다.

게임의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신모씨는 “아이템은 게임별로 몇 백만원 하는 것도 있고 1만∼ 2만원 정도 하는 것도 있다”며 “거래상대는 성인들이 많지만 초등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초등학생 형제가 친구를 흉기로 찌른 사건도 서로 게임 아이템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다툼이 생겨 벌어진 일이다. 대부분 온라인 게임에선 미성년자는 부모님이 동의해야지만 결제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 부모동의를 얻어 결제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방학이 되면 부모 몰래 게임 정액권을 끊는 아이들 때문에 관련 상담이 급증한다”고 소비자 보호원 관계자는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게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점점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게임에 시간을 쏟으면 쏟을수록 더 많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힘이 강해져 상대방을 압도하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지난해 조사에서 “통계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부모의 자식일수록 게임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모들이 게임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고 난 후 이것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게임중독증을 막기 위해서는 게임을 단순히 게임으로 즐기며 현실 생활과의 조화 속에서 자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