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바다밑 석유를 지켜라
■황금섬의 비밀 1,2(홍윤서 지음/지식더미)
문학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스토리가 어떤 메시지로 읽혀질 가치를 지니게 하는 데에는 이른바 ‘고도로 보호된 협동원리 (hyper-protected cooperative principle)’가 존재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가치 있는’ 것처럼 보일 이야기를 생산하려고 애쓰고, 그 이야기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지니고, 독서의 즐거움을 주거나 무엇인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실재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여타 텍스트와 출간된 문학작품을 구분시키는 것은 문학작품이 선택과정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출판사의 선택을 거쳤고, 활자화되었으며, 신간안내 기사와 서평을 통해서 ‘검증’되었으니, 독자들은 그 작품이 잘 짜여져 있고, ‘읽을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책을 선택할 것이다. 이렇듯 작가와 출판사, 언론과 비평가, 출판시장과 독자에 이르는 문학작품의 생산과 소비 행태는 ‘고도로 보호받고’ 있으며, 문학은 제도화된 기호(記號)인 셈이다.
‘가상 소설’을 표방하며 재출간된 홍윤서의 소설 ‘황금성의 비밀’은 최근 우리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인 독도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시간적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상황에 대한 작가 나름의 현실 인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해박한 군사적 지식과 나름의 동북아 및 세계정세에 대한 글로벌한 시각과 일반적이지만 일관된 문제의식, 단선적이나 헐리우드 영화와 같은 꼬리를 무는 사건전개, 더욱이 아마도 우리 독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유발시킬 수 있을 낙관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홍윤서의 ‘소설’은 문학을 떠받치는 예의 ‘협동원리’에서 많이 빗겨나가 보인다. 이런 연유에서 보자면 문학은 문화의 정보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칫 문화의 소음이기도 하다. 홍윤서의 ‘소설’은 ‘가상’의 현실 데이터들의 중압감에서 ‘이야기’의 법칙과 타협을 거부하고 나름의 선상반란을 꿈꾸고 있어 보인다. 소설속의 광대토대왕함의 함장 박선우의 다음과 같은 유서내용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쳐 가상의 현실로 도피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럴지 싶다.
“오랜 번민과 주저 끝에 결심하게 되었소. 혜원에게 미안한 마음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요. 아마 나는 현실과 맞부딪치지 못하는 비겁한 이기주의자인가 보오. 내 자신의 고민을 못 견뎌 당신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한을 남기게 되었오.” (2권, 359쪽)
/김영룡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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