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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과 함께하는 유럽 엿보기]헝가리 부다페스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8.23 04:31

수정 2014.11.06 00:46



※동서양 문화 어우러진 ‘동유럽의 파리’

헝가리는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동양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헝가리의 어원은 고대 동양계 유목민이었던 훈족(흉노족)에서 따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헝가리 사람들의 혈통뿐만 아니라 생활풍습도 동양적인 점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온천욕을 즐기는 헝가리 사람들의 풍습이다.

부다페스트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뒤섞여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동유럽의 파리’라는 애칭을 얻고 있다.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가운데에 두고서 서쪽 지역의 ‘부다’, 동쪽의 ‘페스트’로 나뉜다. 부다는 고대 로마의 군사기지로 개발되기 시작해 지난 1361년 헝가리의 수도가 되었다. 13세기 이후 헝가리 왕들이 거주했던 부다는 왕궁을 비롯해 역사적 유물과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페스트가 도시로 형성된 것은 13세기 무렵으로, 옛부터 중세시대 이후 상업과 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두 도시는 16∼17세기에는 터키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지배 하에 있었으나 1872년 합병하여 하나의 도시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변의 작은 도시까지 합병해 지금의 부다페스트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부다페스트의 관광 명소는 왕궁언덕, 어부의 요새, 마챠시 교회를 손꼽을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도나우 강 중심으로 서쪽에 있는 부다 지역에 모여 있다.

왕궁 언덕에 먼저 오르면 도나우 강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왕궁의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이 언덕에서는 강 건너 페스트 지역까지 한 눈에 보인다. 언덕 남쪽에 위치한 왕궁은 부다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건물이다. 투르크의 지배로 완전히 붕괴되었다가 17세기 합스부르크에 의해 바로크 양식의 웅대한 궁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부다페스트의 또 다른 명물은 어부의 요새다. 왕궁 언덕 북쪽에 있는 어부의 요새는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의 아름다운 새하얀 건축물로 이뤄져 있다. 뾰족한 지붕이 인상적인 요새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흰색의 성벽과 마챠시 교회까지 연결된 계단은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도나우 강 건너에 보이는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페스트 시내가 한눈에 펼쳐져 정경이 아름답다.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챠시 교회는 13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교회로 역대 헝가리 왕들이 대관식을 올렸던 곳이다. 매주 일요일에는 아침 미사가 진행되며 금요일에는 오르간 연주가 열려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마챠시 교회는 투르크족이 지배하는 동안 모스크로 변했다가 투르크족이 물러난 뒤 다시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축 되었다. 화려한 색깔로 장식된 모자이크 지붕은 교회의 모습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해준다. 마챠시 교회를 보면 비엔나에 있는 성 슈페판 사원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사원의 지붕과 같은 건축술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교회 내부는 증·개축과 재단장을 거치면서 투르크가 남긴 이슬람적인 분위기와 카톨릭 분위기가 혼합되어 묘한 매력을 풍긴다.

■온천의 도시,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에서 반드시 해봐야 할 체험관광은 역시 온천욕이다. 헝가리는 세계 유수의 온천 왕국 중의 하나다. 조상들이 동양계 민족이기 때문에 목욕 문화도 서양보다는 동양에 더 가깝다.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이 수도 없이 많다. 헝가리에는 전국에 450군데 이상에서 온천욕이 가능한데 이중에 100여개가 부다페스트에 몰려 있다.

부다페스트 지역 온천의 역사는 2000년 전, 고대 로마인이 로마식 공중목욕탕을 지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6∼17세기 투르크족 지배를 받을 당시 터키인이 더욱 온천을 발달시켜서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생활의 일부가 된 온천의 공동 욕탕은 지금도 터키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시민공원안의 세체니 온천은 유럽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하 1000m에서 온천수를 끌어서 쓰고 있다. 겔레트 언덕에서 가장 유명한 끼라리 온천은 오스만투르크식으로 남녀 온천탕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 반면 16세기에 문을 연 루다쉬 온천은 남성 전용으로 미네럴 워터로 유명하다. 동유럽 속 아시아인 부다페스트에서 온천욕을 즐기다보면 동양과 서양의 오묘한 조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명소인 '부다 왕궁'은 바로크 양식의 웅대한 궁전으로 여행객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위) 100여개의 전통 온천이 들어서 있는 부다페스트에서 야외 온천욕을 즐기는 관광객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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