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무더웠던 올 여름, 눈 덮인 하얀 설원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가족 및 연인과 함께 하얀 설원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상상이 실현되기에는 몇 달 후에나 가능하다. 스키장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 눈 위에서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서울 학동역 사거리에서 차병원 사거리까지 길게 늘어선 스키, 보드 전문 매장. 지난 2002년부터 한 두개 매장이 들어서 현재 20여개의 스키, 보드 매장이 있는 이곳은 한창 여름 세일 중이었다. 이광수 에이엔에이 스포츠 영업 부팀장은 “알뜰 구매족에게는 지금이 스키, 보드 장비를 구매하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이월 상품은 스키 시즌에 비해 40∼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을 위한 스키
스키 매장 거리에서 가장 크고 제일 먼저 매장을 연 에이엔에이 스포츠는 스키 장비 관련 10여개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보드와 스키, 스키복뿐 아니라 설원에 나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장비를 취급한다.
이광수 부팀장은 “스키는 가격의 편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스키를 구매하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젊은층, 특히 20대에서 30대들은 스노보드를 주로 타기 때문에 스키는 새로 배우려는 사람들보다는 오래 전부터 스키의 매력에 빠진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부팀장은 “스키를 처음 타는 분들에게는 저렴하고 튼튼한 기획 상품을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스키를 마니아처럼 타는 분들에게는 좀 더 고가 상품을 많이 추천하고 있다.
에이엔에이 스포츠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기획상품은 플레이트, 바인딩, 부츠, 폴 한 세트에 29만8000원이다. 비싼 것은 200만원대도 있으며 중급자들은 세일가로 보통 60만∼70만원대를 선호한다. 이렇게 한 번 구입한 스키는 타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고급자형 스키 구매를 계획중인 장재호씨(42)는 “보드로 바꿀 생각도 해봤지만 위험한 것 같아 계속 스키 타고 있다”며 “고급자형은 시즌 중에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지금 사는 것이 절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름 세일 시즌에는 스키를 찾는 손님들보다는 보드를 찾는 젊은 층이 많다. 발품을 팔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장비를 구매하려는 젊은 층이 스키 거리를 찾고 있다.
■젊은의 상징, 스노보드
겨울 스포츠로 스키가 대중화 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노보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병근 스포츠 파크 점장은 “몇 년 전부터 스노보드 인구가 스키를 앞질렀다”며 “각 매장에 스키보다는 스노보드 관련 상품이 더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노보드는 한 세트에 30만원대의 저가형도 있지만 이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 이점장은 “젊은층은 스노보드 기술을 빠른 속도로 익히기 때문에 중급자용까지 사용할 수 있는 50만∼60만원의 보드를 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여름 세일 기간에 스노보드를 구매하면 이월상품은 최대 50%까지 신상품은 3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스노보드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김중형 쇼군의 매니저는 “스노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들도 부츠와 바인드는 오랫동안 사용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써야하지만 데크는 저렴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매니저는 초보자에게 세일가격으로 부츠와 바인딩은 30만∼40만대로, 데크는 20만원선에서 구매하도록 추천한다.
서울 신사동에 사는 황준씨(27)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보드를 사러오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구매할 수 없다”며 “시즌이 시작하자 마자 보드를 즐기기 위해 지금 필요한 장비를 사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곳 스키 거리에는 스키장에서 자신의 멋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액세서리도 많다. 스키복에서 고글, 장갑, 각종 모자까지 없는 것이 없다. 모자의 종류도 헬맷에서 털 모자까지 수백개의 다양한 제품이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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