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상장사 이익소각,주가에 불 지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03 16:12

수정 2014.11.05 16:24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주요 상장사들이 이익소각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줄이는 등 ‘주가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이다.

주가에 대한 주주 및 종업원,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 방어 또는 주가 부양 필요성이 부각돼 이익소각 등 주주우대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익소각은 사내에 유보된 이익금으로 배당을 하는 대신,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 수만 줄이기 때문에 주가 흐름엔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가부양에만 자금이 집중돼 설비투자를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익소각 기업 해마다 늘어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익소각 의사를 밝힌 코스피상장 기업은 15곳으로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을 합한 14곳을 이미 넘어섰다.

소각 규모도 1조2086억원에 달해 지난해 2448억원의 5배를 웃돌았다.

이익소각 기업의 지수대비 상승률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코스피지수가 52.35%나 급락했음에도 불구, 이익소각 기업들은 주가가 32.46% 올랐다. 지난 2000년부터 약 4년에 걸쳐 4조336억원의 이익소각을 단행한 삼성전자의 경우 43.37%나 올랐고 2346억원을 소각했던 현대차는 127.05%가 상승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주가부양을 위한 상장사의 이익소각이 허용된 이후 매년 그 규모가 늘고 있다”며 “주가뿐 아니라 기업 내재가치까지 올라 중장기적으로 주식보유 투자자에겐 긍정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익소각 예정 기업 주가 긍정적.

지난달 9일 KT&G는 공시를 통해 오는 11월10일까지 6900억원 규모의 이익소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3년 동안 최대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계획도 내놨다. 발표 이후 5만원대 중반이었던 주가는 사흘 연속 오름 폭을 키워 8%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1일부터 10월31일까지 이익소각에 본격 나선 SK텔레콤은 저조한 통신업황 탓으로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진 않았지만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하반기 긍정적 흐름이 예상됐다.

특히 이날 SK텔레콤은 당초보다 100억원가량 늘어난 1100억원 규모의 이익소각을 올 연말까지 실시한다고 재발표한 뒤 강한 상승 흐름을 이었다. 반면 2000억원 규모의 이익소각 의사를 밝힌 KT의 경우 초기엔 상승 탄력을 받다가 최근 외국인 매도세로 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팀장은 “최근 조정세가 이어졌던 터라 이익소각 재료가 증시에서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연말 배당까지 겹칠 경우 상승 흐름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이익소각 의사를 밝히는 등 주주이익 환원 정책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며 “이익소각이 주가부양은 물론 기업가치 향상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팀장은 “기업 설비투자와 이익소각을 연계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아직까지 이익소각 때문에 설비투자가 위축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