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대우증권 만큼이나 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 바로 대신증권과 옛 동원증권(현재 한국투자증권).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는 사실이 자랑이 아니다'며 두 증권사 모두 증권사관학교라는 세간의 평가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대우와 더불어 증권업계 3대인맥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수는 없다. 특히 다른 직군에 비해 인력이동이 자유로운 업종의 특성을 감안할때 대신과 동원증권은 그 어느 증권사보다 증권업 발전에 한 몫을 한 셈이다. 올해로 창사 44주년을 맞은 전통의 대신증권과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여줬던 동원증권 출신 인재를 살펴봤다. 춟편집자주
■긴 역사 만큼 인재 많은 대신증권
대신증권은 지난 1962년 7월 삼락증권에서 출발, 재벌계열 증권사와 은행계열 증권사들 사이에서 종합 대형증권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신은 지난 1975년 업계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79년 첫 전광시세판 설치, 95년 한국최초 종합계좌제도 실시, 2001년 누적 사이버거래액 1000조원 돌파, 2004년 국내최초 온라인 증권거래프로그램 수출 등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었다.
대신이 배출한 인물의 면면도 이같은 화려한 역사에 뒤지지 않는다. 옛 주택은행장과 기업은행장을 지낸 박동희 전 부회장은 지난 86년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로 인연을 맺은 후 대신개발금융, 대신투자자문, 대신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 초빙교수로 있는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도 대신출신이다. 김 전행장은 조흥은행을 거쳐 대신증권 계열의 대한투자금융에 입사, 대신과 인연을 맺은 후 대신증권 비서실장을 거쳐 대신증권 최연소 임원을 역임했다. 박성욱 전 보험개발원장도 대신증권 상무, 대신생명 대표, 대신그룹 사장을 지냈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지난 89년 대신증권 국제영업담당 상무로 입사했다. 현직에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준호 대한화재 사장은 지난 77년 대신증권 종합기획실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 94년에 대표를 역임했고 메리츠증권 김 한 부회장은 지난 89년 대신증권에 입사,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등을 거쳤다.
변상무 증권선물거래소 본부장보와 양호철 모건스탠리서울대표, 김은상 SC제일은행 부행장, 안용수 NH투자증권 상무, 김택수 새시대회계법인 대표, 임용택 토러스 벤처캐피탈 대표, 김기수 CLSA코리아증권 대표, 이원일 알리안츠투신 사장, 온규현 알리안츠투신 상무, 홍재관 한국선물협회 전무, 이원재 한국투자증권 상무, 박만순 미래에셋캐피탈 대표, 김형빈 미래에셋증권 상무 등도 대신맨들이다.
대신증권 출신 애널리스트 역시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한누리증권 조병문(증권), 백종관(화학)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구희진(반도체·전자), 송재학(운송), 박진(음식료), 미래에셋증권 한정태(금융·증권) 등이다.
< 지난 1989년 대신증권에 입사했던 조병문 센터장은 "88올림픽을 전후로 증권업이 급성장하면서 증권사 취업 열기가 어느때보다 뜨거웠다"며 "당시 대신증권은 '큰 대, 믿을 신'이라는 광고와 채권, 투자은행(IB), 전산부문 업계 최고임을 내세워 우수 인력을 싹쓸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신입사원은 물론, 대리, 과장급 급여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증권사 입사 희망 1순위였다"고 회상했다.>
■자산운용업계 사관한교 동원증권.
지난 1982년 5월 동원산업이 한신증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동원증권은 지난해 한투증권을 인수·합병, 한국투자증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에서 강점을 보였던 동원증권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다.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동원증권의 기업문화가 인재배출을 촉진했다는 평가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동원이 배출한 금융계의 큰별이다. 지난 1982년 동원산업이 한신증권을 인수할 당시 상무로 자리를 옮겨 한신증권의 기초를 세웠다. 이후 동원증권 부사장, 동원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대표시절 무차입경영을 선언하는 등 주택은행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많은 족적을 남겼다.
한신증권 부장으로 입사, 동원증권 상무을 거친 정태석 광주은행장과 전국 최고의 지점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회장, 조승현 전 교보증권 사장, 백경호 우리자산운용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유두영 튜브투자자문 대표,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김광진 비앤에프투자자문 사장,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 등도 대표적인 동원맨들이다. 특히 증권가에 돌풍을 몰고온 미래에셋그룹은 사실상 동원증권이 모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회장은 지난 1988년 동원증권 입사, 1991년 동원증권 중앙지점장으로 선발, 전국 최연소 지점장이 됐고 1996년에는 동원증권 강남본부장으로 승진, 전국 최연소 이사가 됐고 이후 미래에셋을 세웠다.
박 회장과 광주일고 동기동창인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증권업계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와함께 김석한 새턴투자자문 부사장, 최경주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이충식 SK증권 전무, 임홍재 교보증권 상무, 김병윤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공현무 현대증권 상무, 이구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박흥곤 흥국증권 이사, 온기선 국민연금 운용전략팀장 등도 동원증권 인맥으로 꼽힌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동원증권은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출신을 따지지 않고 영입, 중용했다"고 말했다.
< "또한 공정하면서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이에 맞는 보상을 제공한 것도 구성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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