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中 외국계 부동산 ‘핫머니’ 규제…긴축 전환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05 17:40

수정 2014.11.05 12:46



중국이 자국 경제를 긴축기조로 돌리기 위해 마침내 팔을 걷어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중국 당국이 자국 부동산을 사려는 해외 투자가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 곧 시행에 착수할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중국 내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들여온 자금이 중국 외환보유고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이 법 시행으로 외환 자금의 중국 유입 속도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 투자가 등록의무 강화

저널에 따르면 중국외환관리국(SAFE)과 건설부는 공동으로 부동산 부문 외화자금관리에 관한 세부 시행령을 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중국 당국이 내놓은 해외 핫머니 투기대책의 일환으로 이달 중으로 시행된다.

시행령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우선 중국 부동산회사를 매입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외국 투자가들은 인수자금 전액을 일시 지불토록 하고 할부매입은 불가능하도록 했다.


또 부동산을 개발할 때 전체 투자금액의 35%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갖고 있지 않으면 금융기관에서 융자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해외에서 들여오는 자금을 사용하는 부동산투자에 대해서는 관련기관이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며 은행이나 지방 외환당국이 해외자금을 사용한 부동산거래에 대해 반드시 보고토록 의무화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중국에 근무하는 주재원이나 유학생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할 경우 1년 이상 중국에 거주했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들은 구입 시 은행에 불입하지 않고 개발업자의 위안화 계좌에 직접 송금하도록 의무화했다. 사실상 외국 자본의 출처를 분명히 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다.

■경기 진정화 ‘첫 단추’ 시험대

이날 발표된 시행령은 사실상 중국이 경기진정을 염두한 조처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외국계 자본으로부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부문. 특히 지난 3년간 투기성 핫머니 유입은 중국 부동산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경제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 따르면 중국 내 70개 주요 대도시의 7월 부동산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5.7% 상승했다.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6월에도 5.8%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오르는 데는 투기성 외국계 핫머니가 상당부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부동산컨설팅업계에 따르면 외국 투자가들은 지난 상반기중국에서 아파트, 빌라, 오피스, 쇼핑센터 등 45억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외국인 투자 규모와 비교해 무려 32% 늘어난 것이다.

마카이 NDRC 위원장이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은 중국시장에 치명적인 위험을 부를 수 있다”며 재차 당국을 압박했고 그 결과 외국인 투자가를 선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만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단순히 부동산시장 안정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진정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중국 부동산 매입 급증은 부동산시장 과열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우려과 위안화 절상 압력을 동시에 불렀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이들 압력에 적극 대응했지만 9545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는 여전히 큰 ‘골칫덩이’로 남은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과거보다 진전된 것이긴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의 중국 부동산투자 열풍을 잠재우고 위안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약발’을 없앨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