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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美 ‘藥·車·農 비관세 장벽 철폐’ 속내 드러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07 08:52

수정 2014.11.05 12:38

한·미 양국이 6일(한국시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측은 상품·무역 분야에서 미국시장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반면 미국측은 한국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위생·검역 등을 난제로 설정하고 한국시장을 열어젖히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보이는 등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그러나 설립취지에 맞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영업할 때 상업적 고려를 배제하기로 합의하는 등 일부 의견일치를 본 대목도 있다.

김종훈 한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이날 웨스틴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농업의 민감성을 지켜나가고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시행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면서 “무역구제 분야와 서비스, 투자 분야에서 진지한 논의를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설립취지에 맞는 공기업은 상업적 고려 배제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기업집단규제, 공기업, 개성공단 문제 등 쟁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기업도 시장가격을 따라야 한다고 미국이 주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설립취지에 맞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상업적 고려, 즉 시장가격에 맞게 가격을 정하도록 하는 것을 배제키로 합의했다”고 대답했다. 수도사업을 하는 공기업이 (소득이 낮은) 특정계층에 싸게 공급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양국이 주고받은 의견이라고 김대표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공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동수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양국은 독점 공기업의 설립 유지 권리를 인정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우리측은 독점 공기업의 정책수행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방향을 세우고 이를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설립 목적에서 벗어난 경영활동을 하는 공기업들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금융 공기업인 산업은행은 기간산업에 대한 장기 기업금융 업무가 본연의 목적이지만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인수합병(M&A)과 벤처캐피털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 종합금융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 경영활동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이 제동을 걸어올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설립목적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 역시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기업금융뿐 아니라 개인금융에 손을 대고 있다.

■커틀러 대표, “농산물·의약·자동차·위생검역 분야에 관심”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도 이날 웨스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측 관심 분야를 처음으로 표명했다. 농산물과 의약품, 자동차, 위생·검역(SPS) 분야가 주요 도전과제라는 것이다.

이 분야들은 모두 양국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쟁점을 안고 있어 그의 발언은 협상난항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대표는 미국측은 “농산물에서는 기타 항목(관세철폐유예)을 뺐지만 우리는 농업의 민감성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혀 미국의 개방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해놓은 상태.

김대표는 또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인정 문제와 관련, “역외가공이 제조업의 보편적인 아웃소싱 방법임을 미국측에 제시하고 미국이 역외가공을 인정한 사례를 제시할 생각”이라고 밝혔으나 커틀러 대표는 “FTA는 협정 체결당사자인 미국과 한국 제품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라고 단언해 협상의 여지는 매우 좁다.

2차 협상 파행의 원인이 됐던 의약품 분야에 대해 김대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시행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커틀러 대표는 “한국의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에 대한 세부사항은 FTA협상의 틀내에서 다룬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국 정부의 60일간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후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분야의 문제점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여 난항을 예고했다.

2차 협상 파행의 원인이 됐던 의약품 분야에 대해서도 “한국의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사항은 FTA협상의 틀내에서 다룬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국정부의 60일간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후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커틀러 대표는 “경쟁 분야와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양국이 공통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이 분야는 협상타결이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종훈 우리측 대표는 “미국이 택배와 통신, 법률 등에서 10여개 내외의 개방요구 또는 개선요구 사항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국내 택배시장 개방과 건설서비스의 의무 하도급, 주유소 거리제한 등에 있어 시장개방이나 경쟁조건 개선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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