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는 스페인 제3의 도시로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이 도시는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스페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잠시라도 꼭 머무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발렌시아는 그리스에 의해서 2000여년전에 세워졌으며 그 뒤로는 카르타고·고트족·로마·이슬람·기독교인 등의 지배를 순차적으로 받아왔다.
이 도시의 관광 명소는 대부분 투리아 강에 둘러싸여 있는 옛 시가지에 몰려 있다. 도심속 기차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시청 광장이 있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대성당과 함께 도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게레테 탑이 있다.
아름다운 종탑을 갖고 있는 대성당은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지난 1262년에 지어진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바로크·고딕의 3가지 양식이 혼합된 출입문들로 유명하다.
가장 높은 대성당의 종탑은 68m로 팔각형 모양이다. 이 탑에 올라가면 탁 트인 발렌시아 도시 전경을 시원하게 볼 수 있다.
아유따미엔또 광장은 발렌시아 옛 시가지 관광의 출발점으로 유명하다. 시청 건물이 광장 한 구석에 우뚝 솟아 있으며 청사건물에 있는 종소리가 매시간 광장으로 울려 퍼진다.
광장 중앙에는 아름다운 분수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하늘 위로 쏟아져 나오며, 주변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심어져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 주변의 분수대에 모여서 휴식을 즐긴다. 또 불꽃놀이 같은 축제가 있을 때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 광장에 모인다.
삼위일체 왕립 수녀원은 발렌시아의 가장 오래된 수도원으로, 왕립공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알폰소 5세 왕비의 시신을 안장한 이 수녀원은 지난 15∼16세기에 가장 번성해, 당시는 문화와 종교의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차역 인근에 위치한 발렌시아 투우장은 48각을 지닌 다각형 모양의 전형적인 네오 클래식 양식의 건물이다. 축제 기간에는 어김없이 스페인의 유명 투우사들이 발렌시아 투우장에서 경기를 하며, 서커스와 콘서트도 함께 열린다.
이외에도 발렌시아 미래의 상징인 ‘예술과 과학의 도시 컴플렉스’는 발렌시아의 미래를 보여주는 현대 건축물로 다른 오래된 건축물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토마토 던지기 축제
스페인 각 지방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특색 있는 축제가 연중 내내 열린다. 이중 발렌시아의 작은 마을 부뇰에서 매년 8월의 마지막 수요일에 열리는 토마토 던지기 축제인 ‘라 토마티나(La Tomatina)’는 가장 인상적이다.
토마토 축제는 지난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토마토 축제는 서민적이고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주민들의 참여도 다른 어느 축제보다 뜨겁다.
이곳 지방 정부는 축제를 위해 매년 수십 톤의 토마토를 준비해 놓는다고 한다. 그날이 되면 마을의 가장 큰 광장에는 기름이 잔뜩 발라져 미끌미끌한 기둥이 놓이고 그 기둥의 끝에는 커다란 햄을 달아 놓는다.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 안간힘을 쓰며 기둥에 올라가 햄을 따면 축제는 시작된다.
축제 시작을 알리는 폭죽과 함께 토마토가 들어오고, 이때부터 사람들은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며 격렬한 토마토 전쟁을 한다. 길거리는 곧바로 온통 깨진 토마토 파편들이 튀어서 일대 혼란이 야기된다.
8월이면 스페인에서도 가장 날씨가 더운 시기이기 때문에 토마토의 즙이 살갗에 닿아 아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물탱크로 사람들의 몸에 물을 뿌려주기도 한다.
2시간 정도가 지나면 토마토 전쟁의 끝을 알리는 폭죽소리가 나는데 이후에는 토마토를 절대로 던져서는 안 된다. 전세계의 수많은 젊은이가 토마토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며, 한번 축제에 참여해본 사람들은 매년 찾게된다고 한다.
/김경수기자
■사진설명=고풍스러운 전통과 세련된 현대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발렌시아의 아유타미엔토 광장. 광장 중앙에는 아름다운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으며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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