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촬영장이 관광지로 이용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또 그동안 멜로 드라마 위주의 세트장에서 초대형 사극 촬영장이 새로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극 촬영세트장은 현실감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실제와 거의 똑같은 복제품으로 만들어져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투자규모도 갈수록 커져서 최근에는 100억원대의 TV 역사 드라마 세트장까지 건립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드라마가 끝나면 촬영 세트장을 철거하기보다는 관광자원 등으로 재활용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TV 촬영장의 관광 열풍은 ‘한류’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와 ‘올인’이 일본,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직접 촬영지를 방문하는 이들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왔다. 제주도에 있는 ‘올인’ 세트장과 춘천의 ‘겨울연가’의 세트장의 경우 아직까지도 꾸준한 일본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올인’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에 태풍으로 날아가 버렸지만 관광지로 인기가 오르면서 다시 짓기까지 했다. ‘천국의 계단’이 촬영된 인천 무의도는 드라마 촬영 후 국내외 여성들이 선호하는 관광지가 됐다.
사극 세트장은 자녀 교육에 좋다는 생각 때문에 가족 단위 휴양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전북 부안의 ‘불멸의 이순신’ 촬영세트장. 이곳은 부안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서 입소문이 퍼져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부안 격포해수욕장 인근에는 거북선과 일본군 옛 선박 등이 정박해 있어서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지난달부터 촬영에 들어간 KBS 대하사극 ‘대조영’의 경우 국내에선 처음으로 기업의 투자 형식으로 방송국 세트장을 건립 중이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비용인 총 5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트장 건립에만 투입되는 비용은 100억원대에 이른다. 2만7000여평 부지에 설치되는 대조영 테마파크 안에는 실제와 똑같은 크기의 고구려궁·발행궁·취성루·당나라궁 등 200여동의 옛 건축물들이 들어선다. 또 실물 크기의 광개토왕릉비와 2억원짜리 당나라 황제 마차 등이 전시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100억원이 투입되는 KBS 드라마 '대조영' 세트장.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