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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내부자 거래 범위 넓혀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07 18:13

수정 2014.11.05 12:35


최근 증권가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적대적 인수합병(M&A)과 우회상장 때 나타나는 내부자 거래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증권거래법상 적대적 M&A나 우회상장 때 특정인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지분을 매입할 경우 이를 처벌할 마땅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7일 전문가들은 내부자거래 논란을 막기 위해 M&A나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측의 차명계좌도 내부자로 규정하는 등 ‘내부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 외부 정보를 이용해 해당그룹이 장내에서 지분을 대량 매집하는 것도 미공개정보이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부자거래 논란 확산

최근의 내부자거래에 대한 논란 시발점은 태광그룹. 일명 ‘장하성펀드’ 등장과 함께 태광그룹측의 내부자 거래 의혹이 일었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태광시스템즈는 지난 7월28일 760주를 시작으로 8월23일까지 대한화섬 주식 1만7811주(1.34%)를 사들였다. 장하성펀드가 공시전 대한화섬 주식 5.15%를 보유하고 있다고 그룹측에 통보한 이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시하자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태광그룹측은 며칠새 막대한 주가차익을 누렸지만 마땅히 처벌할 규제가 없었다. 시장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내부자거래가 아니어서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14일 서울증권 강찬수 회장으로부터 지분 1032만주를 사들인 유진그룹도 이전에 매입한 141만주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자주 일어나는 적대적 M&A와 우회상장 과정에서도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십, 수백여개의 계좌를 통해 미리 지분을 사놓고 인수합병 또는 우회상장을 선언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자거래 범위 넓혀야

현행 증권거래법상 내부자는 회사의 임직원, 주요주주 등 내부자와 증권사, 변호사, 회계사, 공무원 등 직무나 직위에 의해 내부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준내부자로 분류되고 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즉, 내부거래는 이들이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다. 물론 내부정보를 전달받은 1차 수령자도 내부자에 포함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내부정보이지만 1차 수령자로부터 받은 정보를 받은 2차 수령자부터는 내부자거래에 포함되지 않아 이들이 정보를 이용, 막대한 차익을 남겨도 규제할 방법이 없다. 또 대한화섬처럼 시장에서 생성된 미공개 정보를 회사 임직원들이나 계열사가 지분을 매입할 때도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시장에서 형성된 정보를 이용한 매매도 내부자거래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측의 차명계좌도 내부자거래에 포함시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려 차익을 남기는 ‘작전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내부자 범위를 ‘포괄적인 사기적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현행법은 내부정보 2차 수령자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내부거래를 포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코스닥시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대주주간 지분 교환이나 지분양수도 중요 시장정보이기 때문에 공시 이전에 차익목적의 매매를 금지하고 이같은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도 내부자거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내부거래 확대 포함

정부는 이같은 증권업계의 지적에 대해 오는 2008년 시행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에 이를 반영, 내부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특히 증권업계의 정책제안이 있을 경우 적극 반영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가령 특정법인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의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 최상목 과장은 “계열회사의 임직원과 계약체결을 교섭중인 임직원 등도 내부자로 추가하는 등 내부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부자거래 규제에 대한 정책제안이 있다면 규제 대상이나 범위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