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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도 화학연구원장 “신약개발은 기나긴 마라톤”

이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0 15:05

수정 2014.11.05 12:31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연구개발(R&D)이란 긴 마라톤에서 민간기업을 이끄는 페이스 메이커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화학연구원(KRICT)의 이재도 원장은 시대가 달라진 만큼 출연연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엔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그대로 전수만 해줬다면 이제는 민간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촉진시키는 자극제 역할부터 기초체력을 기르고 선진기술을 도입해 화학산업을 선도하는 역할까지 맡는 연구기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KRICT316’은 이런 그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6년까지 신약부문에서 매출 3조원의 거대 제약사를 육성하고 첨단 화학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원천기술 3건을 확보하며 지속성장 화학기술 분야에서 3건의 기술개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신약개발은 이원장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다.

“신약은 검증된 미래성장 동력입니다. 10년 내 세계 50위권 안에 드는 제약사를 대덕 R&D 특구 내에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원장이 신약개발에 이토록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향후 30년 동안 신약의 출현은 화학기술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약부문에서 바이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상용화·대중화엔 이르지 못한 데 비해, 화학은 신약개발의 기술 수준도 높고 그 효과를 싸고 고르게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구개발 및 비즈니스(R&BD)의 중요성도 더불어 강조했다.

“화학연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연구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산을 가꿔 나가려면 연구 기획부터 개발 및 투자까지 3자가 따로 노는 지금의 시스템을 개혁해야 합니다.”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를 살펴보면 그 배경엔 기획·개발·투자를 3차원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가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원장은 이런 전문인력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편, 지난 2일 대전에서 개최된 화학연구원의 30주년 기념식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됐다. 30년 전 정부가 화학연을 창설하기 위해 설립기금을 모은 130여개 회사들의 주역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LG화학,SK,동부한농 등 30여개 기업들이 참석했다. 오래 전 일이어서 경영세대가 바뀐데다 화학연 쪽에서 초대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대부분이 화학연과의 관계를 그날 알게 됐다고 한다.


이원장은 “이분들은 지금의 화학연이 있게 해 준 고마운 분들”이라면서 “앞으로도 화학연의 성과와 소식들을 알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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