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동북아 안보협력 필요”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0 18:59

수정 2014.11.05 12:30


【헬싱키(핀란드)=차상근기자】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헬싱키 전시장에서 열린 개회식 및 1차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원자바오 중국 총리,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갖는 등 본격적인 다자외교에 돌입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정치분야 1차 정상회의 선도연설에서 유럽통합의 기초를 닦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성공적 협력사례가 동북아지역 다자안보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테러, 재난, 보건 분야 등의 공동대응체제를 먼저 만들고 이어 동북아의 정치, 군사분야 협력을 이루며 나아가 유럽식 통합 형태로 이어져야 한다는 동북아지역 공동체의 비전에 대해 역설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다자주의 강화 및 안보위협 대처'를 주제로 유엔의 역할 강화, 유엔 체제 하의 보편적 인권 강화, 지역안보를 위한 대화 및 협력, 군축 및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테러리즘 방지 등 최근 국제사회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대통령은 앞서 아시아 조정국 자격으로 참석한 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통해 "한국과 ASEM은 정보 실크로드, 교육 실크로드, 철의 실크로드 구상 등을 통해 연대를 강화해왔다"며 한국과 ASEM의 인연을 강조한 뒤 "역동적 성장의 아시아와 성숙한 경제의 유럽이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세계 경제에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중국 측의 제안으로 이날 오후 ASEM 양자 회담장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전격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및 6자회담, 일본의 과거사 처리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중정상회담은 다음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것으로 중국의 동북공정 및 백두산 개발 문제까지 망라한 양국 간 및 동북아지역 현안을 깊이 있게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에 앞서 ASEM 개막 첫날인 지난 9일 헬싱키 시내 신분제의사당인 에스티탈로에서 가진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갈릴레오 프로젝트', 핵융합실험로 건설 등 EU의 대형 과학기술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노대통령은 EU 의장국인 핀란드의 마티 반하넨 총리,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가진 제3차 한-EU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으는 한편 교역·투자현안 해결을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이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등 양자간 실질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EU가 추진 중인 민간위성항법시스템 개발계획으로 고도 2만4000㎞의 궤도에 쏘아 올린 30기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 EU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노대통령은 회의에서 EU가 그동안 한국의 평화번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에 기여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고 EU는 북한 핵문제가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가진 정상공동기자회견에서 "EU는 한국이 동북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공동체의 모델이며 꼭 필요하고 믿음이 가는 친구"라면서 "한국도 여러분의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ky@fnnews.com

■사진설명=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전시장에서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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