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저자와 함께] 상대 배려가 접대의 출발점…맹한승 출판기획자 겸 작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3 16:23

수정 2014.11.05 12:20



스승이나 신세를 진 은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하거나 대접을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처럼 대접 또는 접대는 원래 좋은 의미에서 출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 접대하면 우선 고급술집, 향응, 뇌물 등을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고 부정부패 또는 비리와도 직결되는 경향이 강하다. 몇해 전 미국의 한 투자회사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미국 본사에 있는 친구들에게 “매일 골프와 술 접대를 받으며 왕처럼 살고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이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한바탕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다.

출판기획자 겸 작가인 맹한승씨가 기업체 대표, 기자, 교수, 저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저술한 ‘당신도 접대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우리에게 진정한 접대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우리 사회에 건전한 접대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접대란 상대를 잘 대접하고 배려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접대하면 ‘사바사바’라는 부정적 의미의 말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일본말로 ‘사바’는 고등어를 의미하고 일본 사람들이 선생님께 감사의 표시로 학교를 찾아갈 때 고등어 두 마리를 가지고 간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참으로 정감이 넘치고 좋은 뜻에서 출발한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에게 뇌물을 건네거나 향응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왜곡되어 있습니다.”

비즈니스 역시 인간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들이 서로 좋은 인간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세법에서는 접대를 ‘접대하는 사람 또는 회사의 필요에 의해 비즈니스 상 관련이 있는 회사나 개인에게 베푸는 대접, 보답 행위의 일체의 응대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말대로 하면 접대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일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 우리의 잘못된 접대 문화나 관행이 각종 부작용을 낳고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것이지요.”

특히 비즈니스 상 접대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청탁 또는 무리한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뇌물이나 과도한 향응을 소위 접대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행해왔는데 우리가 보아왔듯이 이러한 왜곡된 접대 행위는 결국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화를 초래했고 우리나라는 부패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남기고 말았다.

이처럼 왜곡된 접대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접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정성을 다해 상대를 만족시켜주려는 배려의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물론 비즈니스 상의 접대는 반드시 어떤 목적이 있다. 저자는 이처럼 목적을 가진 비즈니스 상의 접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상대방의 취향, 접대 장소, 기타 접대 관련 사항들을 미리 파악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에티켓 등에도 주의를 기울여 상대방이 정말 흡족한 대접을 받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접대의 효과도 극대화시키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접대도 개별화 시대입니다. 상대방의 취향에 따라 문화공연 접대, 여행 접대, 세미나 접대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접대 방법입니다.”

최근 국가차원에서 접대문화 개선이나 접대 실명제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고 또한 기업에서도 윤리경영 선언 등을 통해 건전한 접대문화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늘날 세상은 갈수록 투명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술자리에서 뒷거래가 행해지고 밀실에서 거액의 뇌물이 오가는 잘못된 접대 행태는 머지않아 백일하에 드러나고 만다.
어쩌면 선물과 뇌물 건전한 접대와 지나친 접대의 경계가 자칫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접대를 하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내일 아침 신문에 기사화된다 해도 떳떳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건전한 접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ceo@bookcosmos.com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