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하루치 이자’의 힘…MMF 뭉칫돈 RP로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4 08:20

수정 2014.11.05 12:17

단기 자금운용처로 각광받던 머니마켓펀드(MMF) 수탁고가 급감하면서 존폐마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으로 단기자금을 운용하면서 수익성도 좋았던 MMF의 매력이 점차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환매조건부채권(RP) 자금은 급증하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MMF 익일입금제 시행 이후 MM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상당부분 RP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내년 3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익일입금제마저 시행되면 MMF의 수탁고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MMF 수탁고 감소세 뚜렷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80조원까지 늘었던 MMF 수탁고가 지난 11일 현재 49조8160억원을 기록, 5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MMF 잔고가 49조5166억원을 기록한 지난 2004년 3월4일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법인 대상 MMF 익일입금제의 영향으로 매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MMF자금 감소가 미리부터 예견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일입금제의 시행으로 초단기 자금을 운용하던 법인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정재중 금융상품부장은 “익일입금제가 시행되면서 기관들이 MMF에서 자금을 빼기 시작했고 대신 증권사들이 이 자금을 메우기 위해 나섰으나 복잡한 절차로 증권사들도 점차 MMF에 들어가는 자금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복잡한 절차란 익일입금제 실시로 하루치 이자가 사라지지만 대신 하루동안 증권사가 RP에 넣어 이자율을 유지시켜주는 방법과 증권금융에 예치되는 개인의 MMF자금을 증권사가 하루치만큼 뒤에 환급받지만 고객에게는 선보상해 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같은 절차가 오히려 증권사내의 복잡한 절차나 손실로 그동안 MMF자금을 유지하던 증권사마저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RP로 이동하는 MMF자금

기관 및 법인들은 단기자금 운용 대신 RP를 선호하고 있다. MMF보다 하루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월말 42조8294억원의 잔고를 보였던 RP자금은 지난 6월말 50조5478억원으로 50조원을 넘긴 뒤 지난달 말에는 55조원도 훌쩍 넘었다. MMF자금 동향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운용 권경업 채권운용본부장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MMF자금은 감소하고 있는데 MMF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RP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MMF의 금리 메리트가 상당히 퇴색된 상황에서 RP쪽으로의 자금이동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운용 관계자는 “MMF 익일입금제 시행이후 MMF의 수탁고 감소가 뚜렷해진 반면 RP는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만봐도 자금이동의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MMF와 달리 RP는 확정무이자로 되사야 하는데다 채권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법인 및 기관으로서는 그만큼 위험노출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기자금 운용이 RP로 갈수록 기관 및 법인들은 그만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존폐 위협받는 MMF

문제는 앞으로도 MMF대신 RP비중이 느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3월부터 개인에게도 익일입금제가 적용되는데 이 영향으로 개인들도 MMF에서 자금을 빼 RP로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MMF에서 빠져나갔던 자금들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관례였지만 최근에는 빠져나간 자금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장은 “MMF가 안정성이 있고 편리하기는 하지만 단기자금 운용에서 하루치 이자는 상당히 크다”며 “개인들도 익일입금제가 시행되면 리스크는 크지만 하루치 이자를 보상받을 수 있는 RP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문제는 빠져나갔던 MMF 자금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 자금유출이 계속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각 증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자산관리통장(CMA)도 MMF에 대한 비중을 점차 줄일 전망된다. 굳이 하루치 이자를 손해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CMA팀 관계자는 “CMA로 모인 자금의 일부를 MMF로 투자해야 한다는 회사 규정만 사라지면 MMF대신 RP로 자금을 넣을 것”이라며 “신규 CMA를 준비하거나 열고 있는 곳도 RP로 자금을 운용해 MMF는 상품성이 떨어져 존재의미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shs@fnnews.com 신현상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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